위성 형성 모델 제시 …위성 원반 가진 외계행성 PDS70 c 관측 중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인 목성 주변에는 약 400년 전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직접 제작한 망원경으로 발견해 '갈릴레이 위성'이라는 별칭이 붙은 '달'이 돌고 있다.
태양계 위성 중 가장 큰 가니메데와 화산 폭발이 잦은 이오, 고대 충돌구를 가진 칼리스토,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얼음으로 덮인 유로파 등이 바로 그들이다.
갈릴레이의 망원경에 하얀 점에 불과했던 이 위성들에 대한 관측과 연구로 많은 내용이 밝혀졌지만, 어떻게 이런 위성들이 형성됐는지는 지금까지 변변한 이론이 없었는데 새로운 형성 모델이 제시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대(Caltech)에 따르면 이 대학 행성과학과 콘스탄틴 바티긴 교수와 프랑스 코트다쥐르 천문대의 행성과학자 알레산드로 모르비델리 박사는 분석적 연산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갈릴레이 위성의 형성 모델을 제시한 논문을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최신호에 발표했다.
태양을 둘러싼 가스와 먼지로 된 원시행성 원반에서 목성이 출현하고, 목성의 적도 주변에도 원시행성 원반에서 가져온 물질들로 위성을 만들 원반이 형성된다.
연구팀은 이 위성 원반 내에 1㎜가 채 안 되는 얼음 먼지 알갱이를 목성 쪽으로 끌어당기는 힘과 가스에 섞여 밖으로 빠져나가는 힘이 완전히 균형을 이루는 곳이 있으며, 이런 곳이 거대한 먼지 트랩처럼 작용하며 위성을 형성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1㎜ 얼음 먼지 알갱이가 뭉쳐 규모가 커지면 자체 무게로 붕괴하며 약 100㎞크기의 소행성같은 '미(微)위성'(satellitesimals) 수천개가 만들어지고 이런 미위성이 합쳐져 위성이 된다는 것이다.
바티긴 교수는 20도 경사의 언덕을 달려 올라가다가 맥주병이 아래에서 강하게 올려 부는 바람의 영향으로 더는 굴러내리지 않고 멈춰있는 것을 보고 이런 위성 형성 모델을 떠올리게 됐다고 한다.
연구팀은 목성 가장 안쪽에 있는 이오가 먼저 이런 방식으로 형성된 뒤 자체 중력으로 위성 원반 내 물질에 파동을 만들어내고, 이 파동과의 상호작용으로 원반의 안쪽 끝인 현재의 궤도 위치까지 이동하게 된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오가 만들어지는데는 약 1천년이 걸리고 1만년 뒤 유로파가 같은 방식으로 1천년에 걸쳐 형성됐으며 약 3만년의 휴지기를 거친 뒤 가니메데가 2천년에 걸쳐 만들어진 것으로 제시했다.
칼리스토는 위성 원반 내 물질이 거의 고갈된 상태에서 형성되기 시작해 약 800만년에 걸쳐 만들어졌으며, 다른 갈릴레이 위성들처럼 안쪽으로 많이 이동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 결과, 이오가 목성을 네 차례 공전할 때 유로파는 두 차례, 가니메데는 한 차례 공전하며 주기를 맞추는 라플라스 '공명'(resonance)을 유지하나 칼리스토는 이 공명에 참여하지 못하고 2주 주기로 공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르비델리 박사는 "이번에 제시한 목성 위성 형성 과정은 (다른 행성에서도 비슷하게 이뤄지는) 일반적인 것일 수 있다"면서 "현재 외계행성 PDS70 c 주변에 형성된 원반을 관측 중인데, 목성 위성 형성 전 원반에 있었을 것으로 가정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많은 먼지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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