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홍콩·상하이·선전증시서 79억달러 조달…작년의 3배
정부 정책지원과 투자자 기대감 상승…의료진과 시설은 부족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의 보건 의료 관련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자본 조달에 '순풍'을 타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 금융업계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의 의료 기업들이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전쟁 기간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중국의 보건 관련 기업들은 올해 들어 홍콩, 상하이(上海), 선전(深천<土+川>) 증시에서 총 79억 달러를 기업공개(IPO)나 주식 매각 등을 통해 조달했다.
작년 같은 기간 중국 의료 관련 기업들이 이들 3개 증시에서 조달한 자본의 27억 달러에 약 3배에 달하는 액수다.
이처럼 중국 보건 관련 기업들의 자본조달이 용이해진 것은 중국 정부의 정책지원과 투자자들의 기대감 등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중국 의료 분야 투자 기회'라는 주제로 최근 열린 SCMP 주최의 웹 세미나에서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보건 관련 기업들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독려하는 중국 정부의 정책과 소비자들의 보건 관련 기술에 대한 적응력 강화 등에 힘입어 자본 조달에 순풍에 올라탔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비상상황에 대처하고 앞으로 유사한 전염병이 발생할 때를 대비해 보건 의료 체제를 강화하는데 투자를 늘리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존 우즈 아시아·태평양 담당 투자 책임자는 "이러한 위기(코로나19)가 중국과 선진국 간의 보건의 질과 장비의 격차를 드러냈다"면서 향후 중국 보건 의료 분야의 투자 전망을 밝게 봤다.
그는 인구 1천명당 병상 수가 중국 전체적으로는 4.3개, 코로나19의 첫 발병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는 7.5개로 선진 주요 7개국(G7)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국의 집중치료 병상 수도 10만명당 4개로, G7 국가의 평균 16.6개보다 훨씬 적다고 꼬집었다.
우즈 책임자는 인구 1천명당 의사의 수도 G7 국가는 평균 3.2명이지만, 중국은 2명에 불과하다면서 "중국은 더 많은 의사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의료 관련 기업들은 자본 조달 창구로 홍콩 증시를 가장 선호하고 있다.
홍콩이 자본 조달이 용이한 곳일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협업을 하기 좋은 도시이기 때문이다.
3H 헬스 투자의 왕민촨 파트너는 "생명공학에서 협업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홍콩은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중국의 점점 더 많은 의료 관련 기업들은 중국 본토와 홍콩의 증시에 동시에 상장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고 왕 파트너는 덧붙였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중국인들이 원격 의료진료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방역 및 진단 활동을 경험한 것도 보건 관련 기업의 자본 조달에 유리한 환경으로 작용한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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