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감염자 8천764명으로 1일 이후 최저치…"안정단계 진입"
"진단검사 수 세계1위, 병상에도 여유 생겨…47종 백신 개발 중"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0일(현지시간) 3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8천명대로 내려와 지난 1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증가세 둔화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러시아 정부의 코로나19 유입·확산방지 대책본부는 이날 "지난 하루 동안 모스크바를 포함한 전국 84개 지역에서 8천764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면서 "누적 확진자는 30만8천70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하루 동안의 확진자 증가율은 전날(3.2%)보다 상당히 낮아진 2.9%를 기록하며 러시아에서 감염증이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신규 확진자는 나흘 전인 16일 9천200명으로 1만명대 이하로 떨어진 뒤 이후 8~9천명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수도 모스크바에서 2천699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누적 확진자가 15만2천306명으로 늘었다.
전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하루 동안 135명이 추가되면서 2천972명으로 증가했다.
이날 사망자 수는 러시아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사망자 규모론 최고치였으나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은 여전히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인 0.9%대에 머물렀다.
정부 대책본부는 지금까지 확진자 중 8만5천392명이 완치됐다면서 지난 하루 동안에만 9천262명이 퇴원했다고 전했다.
이날 퇴원자 수는 감염증 전파 이후 처음으로 신규 확진자 수를 뛰어넘었다.
진단 검사는 하루 동안 20만 건을 기록해 전체 검사 건수는 750만 건으로 증가했다.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현지 보건당국이 대규모 검진 검사를 시행하면서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현황 실시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러시아의 누적 확진자 수는 이날 오후 현재 미국(157만3천737명)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하지만 최근 들어 확진자 증가세가 서서히 둔화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러시아 사무소 대표 멜리타 부이노비치는 이날 러시아의 감염증 확산세가 안정 단계로 들어간 것 같다고 진단했다.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도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서서히 안정화되고 있으며 보건시스템도 부하의 정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3일 간 가장 낮은 감염자 증가율이 나타나고 있으며 오늘은 처음으로 3%대 이하로 내려갔다. 또 오늘 처음으로 퇴원 환자수가 감염자 수를 넘어섰다"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이어 "현재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16만4천개 이상의 병상이 마련돼 있으며 그 가운데 2만4천700개는 중환자실에 배치돼 있다"면서 "하지만 약 10만개의 일반 병상과 3천개 이하의 중환자실 병상이 이용되고 있을 뿐"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상황은 보건시스템에 여력이 생겼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여러 지자체들이 점진적으로 방역 제한 조치를 해제할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티야나 골리코바 부총리는 "러시아가 이미 730만건 이상의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해 검사 건수에서 세계 1위가 됐다"면서 또 "14개 기관이 47종의 백신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보건당국 자료에 따르면 여전히 약 27만3천명이 감염증 의심 증상으로 의학적 관찰을 받고 있는 데다, 방역 제한 조치의 부분적 완화로 추가 전파가 확산할 가능성도 있어 방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열악한 환경에서 과부하 상태에 있는 의료진의 희생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반정부 성향의 현지 온라인 언론매체 '메디아조나'는 지금까지 의료진 186명이 코로나19로 숨졌으며 이는 확진자 수가 비슷한 6개국과 비교할 때 16배나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감염증 증가세가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유지됨에 따라 지난 12일부터 전체 근로자 유급 휴무 해제 등 코로나19 방역 제한 조치를 일부 완화한 러시아 당국은 지역별 상황에 맞게 단계적으로 제한 조치를 해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감염자가 집중된 모스크바시와 모스크바주 등은 건설·제조업 분야 업체의 조업 재개를 허용했지만, 주민 자가격리와 쇼핑몰·카페·식당 폐쇄 등의 제한 조치는 이달 말까지 연장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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