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방식 바꿔 분배지표 개선됐다" 지적에
(세종=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강신욱 통계청장은 "가계동향조사의 조사방식을 방식을 의도적으로 바꾼 게 아니다"라고 21일 밝혔다.
강 청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2020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브리핑에서 통계청이 조사방식을 바꿈에 따라 분배지표가 개선됐다는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조사방식 변경에 소득 5분위 배율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느냐는 물음에 "조사방식 자체로 인해 5분위 배율이 낮아졌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다음은 강 청장과의 일문일답.
-- 2019년 이전 데이터와 비교를 어떻게 하면 되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소비에 미친 영향은? 소득분배는 왜 악화했는가.
▲ 전년 같은 분기 대비 증감, 증감률은 이전 시계열과 2019년 이후 통합조사 결과를 비교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금액 수준을 비교할 때는 새 통합조사 결과를 참고해달라.
코로나19 영향은 비교적 분명하게 관측된다. 소비지출에서 우선하여 반영됐고 음식·숙박, 교육비 항목 지출이 굉장히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식료품, 보건의료 지출이 큰 폭증 가했다.
전년도 4분기에 비해 다음 연도 1분기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인해 지출이 증가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의 경우 전년 마지막 분기에 비해서도 지출이 감소했다. 이전의 시계열과 달리 이례적이다. 1998년이나 2008년에 적자 가구 감소나 소비지출 감소와 비교해도 이례적이다. 소득 부문에서는 사업소득의 감소 혹은 증가세가 멈추는 현상들이 코로나19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소득분배 악화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의 증가율이 분위별로 달랐던 데 기인한다. 전체적으로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을 합한 고용 부문의 소득 증가율이 저소득 분위에서 낮게 나타났다. 이것이 공적 이전소득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소득분배를 전년동기 대비 악화시키는 데 작용했다.
-- 올해 1분기의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을 기존 방식으로 계산하면 더 나빠지나.
▲ 기존 조사방식, 표본체계를 구성했을 때 지금 상태를 어땠을지 가정하는 것은 무리다.
-- 통계조사방식 개편으로 2003년 이후로 이어진 통계를 현시점과 비교하기 어려워졌다. 통계자료는 과거와 현재를 어떻게 비교하는지가 중요한데 이를 포기할 정도로 조사방식 개편이 필요했는가.
▲ 조사방식을 의도적으로 바꿨다기보다는 2017년 이후로 중단될 계획이었던 조사를 정책당국, 학계의 필요성에 의해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또 그 과정에서 기존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봤다. 당초 예정대로 조사가 중단됐다면 단기적으로 경제외적인 충격이 왔을 때 가계수지의 동향과 관련한 정보를 뒤늦게 내년 말경에나 얻을 수 있었다. 이런 점에서는 통계를 지속하기로 한 결정이 의미 있었다고 생각한다.
-- 통합조사로 인해 처분가능소득 소득 5분위 배율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는가.
▲ 조사방식 자체로 인해 낮아졌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 기존 조사방식으로 나온 결과는 기존 흐름대로 해석하면 된다. 2019년에 두 가지 수치가 나왔다고 해서 더 낮은 게 혹은 높은 게 현실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2019년 이후의 흐름을 비교하는 것으로 해석해달라.
-- 가계동향조사 작성방식 변경이 예고된 2018년 9월 당시의 방안을 보면, 현행 조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표본을 산출하고 전년 같은 분기에 비해 높은 표본을 확보해 시계열 비교가 가능하도록 추진하겠다고 했다. 당시만 해도 시계열 비교가 쭉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금은 비교가 불가하다.
▲ 통합조사가 시작된 이후의 시계열 비교를 말한 것이다. 논의 결과 최종적으로 정리된 입장을 당시에 말씀드렸다.
-- 코로나19로 지자체 지원금이 많이 지급됐다. 이것이 1분기 가계소득에 포함됐는가?
▲ 지자체에서 지급된 항목은 공적 이전소득 중 사회적 수혜금으로 조사됐다. 5월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 이는 사회수혜금으로 들어간다. 받으면 그달에 공적 이전소득으로 포착된다. 만약 수령 안 하고 기부하거나 수령 후 기부하면 기부금, 비소비지출로 포착된다.
-- 작년 1분기보다 소득분배가 악화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효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 정부 정책의 구체적인 성과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번 분기의 소득분배는 악화했는데 여러 경제외적 요인 경제적 요인이 작용했으리라 보고 각각의 효과에 대해 분해해 말할 수 없다.
-- 3분위 이전소득 감소했다.
▲ 3분위 이전소득 감소를 보면 사회수혜금과 공적 연금이 감소했다. 사회수혜금의 경우 대표적으로 아동수당이다. 해당 분위의 아동 비율이 영향 미친다.
덧붙이자면 분위별 공적 이전소득과 금액은 공적 이전소득을 다 합한 다음 소득분위를 나눈 것이다. 연금을 많이 받는 분들도 소득 4, 5분위로 분류될 수 있다. 정부 정책이 소득계층에 얼마나 누진적 역진적인지를 보려면 시장소득을 기준으로 분위 구분을 하고, 공적 이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분위별로 얼마나 다른지를 보는 게 비교적 정확하다.
-- 코로나19로 인해 소득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결론적으로 늘었다.
▲ 코로나19에 1∼3분위의 근로소득이 감소했다. 그런데도 소득이 증가한 건 이번 분기의 경우 아직 코로나19의 영향이 1∼3월에 걸쳐 다 나타나진 않았기 때문이다. 1월의 경우 일자리 사업 확대로 인해 소득이 증가했다면 3월의 경우에는 이동중단으로 인해 자영업소득 줄어들었다. 분기 전체로 보면 월별 경향성이 혼재되어있다.
-- 농림어가를 조사 표본으로 새로 포함한다고 했다. 또 흑자율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 농업의 표본 비율은 7% 정도나 이번 조사는 이전 시계열과 비교하기 위해 이를 제거했다. 내년 조사부터는 1인 가구와 농림어가를 포함한다.
흑자율은 가구가 지출하고도 얼마만큼의 저축 여력이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번의 경우 소득 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동제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지출이 억제되는 경향이 있었다.
-- 1분위에 코로나19가 어떤 영향 미쳤나
▲ 1분위 소비지출 줄고 소득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고용동향을 볼 때 임시일용직 감소 폭이 컸다. 이런 추세가 지속할 경우 일자리, 소득, 근로소득증가에서는 긍정적인 예측을 하기 어렵다.
-- 이번 소비지출감소는 외환위기 때와 패턴이 다르다고 했다. 여력 있어도 소비 안 한다는 건가.
▲ 그렇다. 거리두기 영향이 가내 소비는 증가하는 방향으로 반면 외식이나 교육비나 혹은 오락문화는 감소하는 방향으로 영향 줬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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