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스페인 어린이 조사…우울·공포감, 수면장애 호소
부모 실직으로 생계 위협 속 좁은 집 갇혀지내며 스트레스 급증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의 어린이 6명 중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차단을 위한 봉쇄조치로 집안에 갇혀 지내는 동안 우울증 증세를 겪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소득수준이 낮은 취약계층 어린이의 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이브더칠드런 스페인지부는 최근 전국 1천800 가구를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 어린이의 17%가 이동제한령 하에서 자주 또는 매일 우울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가 유럽에서도 가장 심각한 편에 속했던 스페인은 지난 3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강도 높은 봉쇄조치를 실행했다.
특히 스페인 정부는 14세 이하 어린이의 외출을 전면 불허하다가 봉쇄 5주 만인 지난달 26일 부모와 동행하는 경우에 한해 하루 한 시간, 거주지에서 반경 1㎞까지의 외출을 허용했다. 이후 스페인 대부분의 지역에서 봉쇄 해제가 단계적으로 풀리면서 어린이 이동제한도 함께 해제되고 있다.
소득수준이 낮은 취약계층 어린이들은 더 큰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차상위계층 가정은 경제활동 제한으로 부모가 실직을 하거나 급여가 줄면서 경제 상황이 더 열악해진 상황인데다 비좁은 집에 갇혀지내면서 스트레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조사대상 차상위계층 어린이 세 명 중 한 명꼴인 32.3%가 봉쇄 기간에 수면장애를 경험했고, 30.1%는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일부 가정은 주택 임대료 부담을 덜기 위해 낯선 사람에게 집의 일부 공간을 내어줘 자녀의 스트레스가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세이브더칠드런 스페인지부의 안드레스 콘데 대표는 "부모가 실직해 생계가 위협받는 가운데 가족이 아닌 다른 낯선 사람과 비좁은 아파트를 함께 쓰며 갇혀 지내는 상황은 (어린이들의 정신건강에) 큰 위험요소였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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