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총리, 피해지역 방문…코로나 사태 와중에 복구 막막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와 방글라데시 벵골만 지역을 할퀴고 지나간 사이클론 '암판'(Amphan) 때문에 최소 95명이 숨졌다.
사이클론이 빠져나간 뒤 집계가 진행될수록 피해 규모가 불어나고 있다.
22일 타임스오브인디아와 외신에 따르면 암판은 20일 오후 벵골만의 인도-방글라데시 국경 지역인 슌도르본(Sunderbans)으로 상륙한 뒤 인도 서벵골주 콜카타를 거쳐 방글라데시 북동쪽으로 시속 155∼165㎞, 최고 시속 185㎞로 횡단했다.
암판은 북상하면서 점차 세력이 약화하더니 이날 새벽 부탄으로 넘어가면서 비바람이 거의 잦아들었다.
암판은 1999년 10월 말 인도 오디샤주(옛 오리사주)로 상륙해 1만여명의 사망자를 낸 오리사(Orissa) 이후 가장 강력한 슈퍼 사이클론으로 꼽혔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세력이 약화하면서 1999년보다는 인명 피해가 훨씬 적을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까지 인도에서 72명, 방글라데시에서 23명 등 총 95명 이상이 숨졌다고 양국 재난 당국이 밝혔다.
사망자들은 익사하거나 주택 붕괴, 뿌리 뽑힌 나무나 추락한 구조물에 맞아 숨졌다.
사이클론이 강풍과 함께 폭우를 내리면서 주택 등 건물과 제방·다리 붕괴, 정전·단수, 통신 두절, 저지대 침수가 발생했다. 수천 그루의 나무가 뿌리째 뽑히기도 했다.
방글라데시 당국은 특히 맹그로브 숲과 벵골 호랑이 등 멸종위기종 서식지로 유명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슌도르본의 피해를 걱정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현지 매체는 슌도르본의 북쪽 쿨나시에서 최소 8만3천채의 가옥이 파손됐다고 보도했다.
방글라데시 유엔사무소는 1천만명이 피해를 봤고, 그중 50만명이 집을 잃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인도의 경우 서벵골주와 오디샤주의 저지대가 침수되고,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이날 사이클론 피해지역 현장 방문에 나섰다.
모디 총리는 2월 29일 우타르프라데시주 방문을 끝으로 코로나19 '국가 봉쇄령' 발령에 따라 석 달 가까이 아무 데도 가지 않았다.
모디 총리는 항공기를 타고 피해지역을 둘러본 뒤 지방 정부와 복구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모디 총리는 "피해 복구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코로나19 대응에 예산을 쏟아부은 상황에 사이클론 피해까지 발생해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가난한 피해 주민들은 막막한 심정을 나타내며 수인성 전염병까지 퍼질까 봐 우려하고 있다.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하루 만에 6천88명이 늘어 누적 11만8천447명, 사망자는 148명이 추가돼 총 3천583명이다. 일일 확진자 수로는 이날 최고치를 경신했다.
방글라데시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만8천511명, 사망자는 408명이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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