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전체 확진자 63% 차지…'무증상' 유럽 관광객들이 확산 한몫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제적인 휴양도시 케이프타운이 남아공은 물론이고 아프리카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핫스폿(집중발병지역)으로 부상했다.
AP통신과 현지매체 '뉴스24'에 따르면 아프리카 남단에 잇는 인기 관광지인 케이프타운은 21일(현지시간) 기준 누적확진자가 1만2천명 이상으로 남아공 전체 확진자(1만9천명)의 63%, 아프리카 확진자(9만5천명)의 10% 정도를 차지했다.
당초 남아공 최대도시 요하네스버그와 행정수도 프리토리아가 위치한 하우텡주가 인구밀집도나 빈곤 수준 때문에 진원지가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케이프타운이 예상을 뒤엎고 높은 지역사회 감염률을 보이고 있다.
즈웰리 음키제 남아공 보건부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떤 초기 모델도 우리가 웨스턴케이프주(주도 케이프타운)에서 보고 있는 것을 예견하지 못했다"면서 "우리가 추가 개입해서 발병 수치를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과 해변 등 빼어난 경관을 지닌 케이프타운에는 몇몇 유럽 수도로부터 직항노선이 개설돼 있다. 이 때문에 무증상 관광객들이 바이러스를 갖고 와 알지 못하게 퍼뜨리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케이프타운은 감염 정점이 6월 말께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다른 남아공 지역은 8, 9월께로 예상된다.
최근 정부에 자문하는 과학자들의 예측모델에 따르면 연말까지 남아공 인구 5천700만명 가운데 1천300만명이 감염될 수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케이프타운과 웨스턴케이프주가 다른 남아공 지역보다 발병 추이에 있어 6∼8주 앞서 있다면서 케이프타운의 학습효과를 다른 지역과 공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이프타운에서도 주요 발병지역은 50만명 가까운 빈민층이 사는 카옐리차와 케이프타운 공항 인근 타이거버그이다.
케이프타운은 관광업 침체와 록다운 규정 때문에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받아 20만명이 실직하고 주(州)내 120만∼180만명이 굶주리고 있다고 알랜 윈드 웨스턴케이프 주지사가 말했다.
윈드 주지사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사망한 TV카메라맨과 접촉한 뒤 자가 격리 중이다.
그는 경기부양을 위해 규제가 완화되길 원하지만 보건 시스템에 너무 부담을 주지는 않고 발병곡선을 가능한 평평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남아공 다른 많은 지역은 6월 1일부터 록다운이 풀리길 고대하고 있다. 일부 정부 관리들은 요하네스버그와 다른 지역들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일터에 복귀하도록 하고 주류와 담배 판매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는 7학년과 12학년부터 순차적으로 재개할 예정이나 많은 교사와 부모들은 등교시 바이러스 노출을 우려하고 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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