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래프 보도…소식통 "코로나19 사태 후 모든 게 변했다"
영국, 지난 1월 화웨이 장비 제한적 허용했다가 미국 압박 받아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5세대 이동통신(5G) 구축사업에서 가능하면 빨리 중국 화웨이(華爲)를 배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2023년까지 영국 인프라 구축사업에 중국이 관여할 여지를 '제로'(0) 수준으로 축소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도록 요구했다.
영국은 올해 1월 화웨이 장비를 민감한 핵심 부문에서 제외하되 비핵심 부문에서는 점유율이 35%를 넘지 않는 선에서 제한적으로 사용을 허용하기로 했었으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마저도 바뀐 것이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화웨이와의 거래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 이뤄졌지만, 바이러스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며 "총리는 여전히 중국과의 관계를 원하지만 거래가 상당히 축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존슨 총리가 이러한 지침을 내렸다는 보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10∼13일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최를 제안하며 영국과 미국 정부가 소통하는 와중에 나왔다.
미국은 최근 들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겠다는 목표로 추진중인 '반(反) 중국 전선' 경제번영네트워크(EPN·Economic Prosperity Network)에 동맹국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영국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한다면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영어권 5개국 기밀정보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가 수집한 정보에 접근을 제한하겠다고 밝히는 등 존슨 총리를 꾸준히 압박해왔다.
영국 5G 인프라 구축사업에서 화웨이 장비를 완전히 배제하는 프로젝트는 국제통상부 사무차관이 이끌고 있으며, 사무차관은 도미닉 라브 외교부 장관에게 직접 보고하고 있다,
라브 장관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요 의약용품을 비롯한 전략 물자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프로젝트 디펜드'를 이끌어갈 계획이라고 일간 더타임스가 전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말 우한(武漢)에서 코로나19가 발병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에 처음 보고한 이후 실제 감염 규모를 숨겼다는 지적을 안팎으로 받았고, 미국 등 서방국가로부터 코로나19 확산을 틈타 경제적 이득을 보려 한다는 의심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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