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토한 두살배기 입·위, 부식…입양 네 살배기도 비슷한 증상 숨져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에서 두 살배기 아들이 아프다며 SNS를 통해 네티즌의 도움을 요청한 한 여성이 사실은 아이가 아프게 보이도록 표백제를 먹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이름을 네 차례나 바꾼 이 여성이 이전에도 네살짜리를 입양한 뒤 비슷한 방식으로 모금 행각을 벌이다 아이를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더 커지고 있다.
24일 일간 방콕포스트와 온라인 매체 네이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범죄진압국(CSD)은 지난주 방콕 북부 파툼타니 주에 사는 29세 여성을 아동학대와 살인 미수, 사기 등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 여성은 희소 질환으로 두 살짜리 아들이 아프다면서 사진과 동영상을 올린 뒤 치료비를 마련할 수 있도록 마스크를 사달라고 호소했다.
이 여성은 은행 계좌 4개를 통해 네티즌 약 3천명으로부터 1천만 밧(약 3억9천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아이가 입원한 병원 측에 의해 여성의 범죄 행각이 들통났다.
이 여성은 아이가 해산물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희소 질환에 걸렸다고 주장했지만, 검사 결과 알레르기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그 대신 의료진은 피까지 토한 아이의 입과 위 그리고 장이 산(酸)에 의해 손상된 것처럼 부식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병원 측이 의료 기록을 뒤져본 결과, 이 여성은 이 전에도 네살 여자아이를 딸이라며 병원에 데려온 적이 있었다. 이 여자아이는 이번의 두 살배기와 비슷한 질환을 앓고 있었다.
당시에도 이 여성은 딸이 아프다며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모금을 요청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네 살배기는 결국 세상을 떠났고, 병원 측은 이 여성이 친모가 아니라는 점을 발견했다.
이 때문에 병원 측은 이번에는 여성에게 남자아이의 출생 증명서를 요구했고, 여기에는 아빠 이름은 없이 이 여성만 엄마로 기재돼 있었다.
병원 측은 친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DNA 테스트를 요청했지만, 여성이 거부하자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소식통은 아이가 아프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 이 여성이 표백제를 강제로 먹인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성은 이를 부인했다. 다만 돈을 받고도 마스크를 보내지 않은 점은 인정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 여성이 과거 이름을 네 차례나 바꿨다면서, 친모 여부를 가리기 위한 DNA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두 살배기 아이는 현재는 안정된 상태로, 향후 최소 6개월간은 아동보호국의 보호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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