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중 전방위 충돌 속 '신냉전' 위험 경고
왕이 "협력하면 서로 이롭지만 싸우면 서로 다친다"
코로나19·홍콩·대만 문제 놓고 미국에 단호히 응수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지금 경계해야 할 것은 미국의 일부 정치 세력이 중미 관계를 이른바 '신냉전'으로 몰아가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위험한 방법은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것으로 양국 국민이 다년간 쌓은 협력 성과를 망칠 뿐만 아니라 미국 자신의 발전을 해친다."
무역전쟁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전방위로 충돌하는 미국과 중국을 놓고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이례적으로 미중 간 '신냉전'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다. 24일 오후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에서다.
왕 위원이 '신냉전'을 언급한 것은 그만큼 중국이 미중 갈등의 장기 지속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양국 각계의 식견 있는 사람들이 모두 나서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국은 미중 1단계 무역 합의를 맺었지만 코로나19 확산 후 미국이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고 화웨이(華爲) 등 중국 기술 기업을 제재하며,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 추진에 반대하는 등 공세를 펼치며 갈등을 빚고 있다. 양국은 대만이나 남중국해, 신장위구르자치구 문제 등을 놓고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왕 위원은 "충돌과 대항 대신 상호존중과 '윈윈'의 정신으로 미국과 안정적인 관계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와 동시에 "중국은 주권과 정당한 발전 권리를 반드시 수호할 것"임을 분명히 해 미국의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중국이 미국을 바꿀 생각은 없으며 미국을 대체할 생각은 더더욱 없지만, 미국도 일방적으로 중국을 바꿀 수 없으며 14억 중국 인민의 현대화를 향한 역사의 과정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전방위 충돌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속화하고 있다.
이날 미디어센터에서 화상 연결 방식으로 인민대회당에 있는 왕 위원을 마주한 기자들은 "미중 관계의 추가 악화를 걱정하나?" 등 미중 관계와 관련한 질문을 쏟아냈다.
왕 위원은 "양국 공통의 적은 코로나19 바이러스"라면서 "중국을 모욕하는 '정치 바이러스'가 미국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 내에서 중국에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묻는 소송이 제기된 것에 대해 "중국 역시 피해자"라면서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각종 증거를 위조하는 것은 국제 법치를 짓밟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의 중국은 100년 전의 중국이 아니다"라면서 "마구잡이 소송으로 중국의 주권을 침범하려는 것은 백일몽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미 양국이 힘을 합치면 서로 이롭지만 싸우면 서로 다친다"고 재차 강조했다.
왕 위원이 미국을 향해 경고와 함께 관계 개선을 희망한다는 손길도 동시에 내밀었지만 양국의 첨예한 갈등이 쉽게 해소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중 무역전쟁은 이미 기술전쟁으로 번졌다.
두 나라는 가장 최근에는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 계획을 놓고 정면으로 부딪쳤다. 미국은 홍콩의 경제·통상 분야 특별 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중국은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했다.
이날 왕 위원은 "홍콩의 일은 중국 내정으로 어떤 외부 개입도 용납할 수 없다. 내정 불간섭은 국제관계의 기본준칙으로 각국 모두 이를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지난해에도 미중이 홍콩의 범죄자 본토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놓고 대립했는데 올해도 홍콩 보안법을 놓고 양측은 충돌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문제에서도 중국과 미국은 큰 갈등을 계속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태도는 점점 강경해지고 있다. 리커창 (李克强) 총리가 전인대 연례회의에서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예년과 달리 '평화 통일'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무력사용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대만 부근에 군용기를 계속 보내는 등 외교·군사·경제적 수단을 동원해 대만 압박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왕 위원은 이날 대만 문제와 관련 "미국이 몽상을 버리고 국내정치의 계산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마지노선에 도전하지 말고 중국 인민의 통일에 대한 굳은 결심을 오판하지 말라고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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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협력하면 서로 이롭지만 싸우면 서로 다친다"
코로나19·홍콩·대만 문제 놓고 미국에 단호히 응수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지금 경계해야 할 것은 미국의 일부 정치 세력이 중미 관계를 이른바 '신냉전'으로 몰아가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위험한 방법은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것으로 양국 국민이 다년간 쌓은 협력 성과를 망칠 뿐만 아니라 미국 자신의 발전을 해친다."
무역전쟁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전방위로 충돌하는 미국과 중국을 놓고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이례적으로 미중 간 '신냉전'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다. 24일 오후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에서다.
왕 위원이 '신냉전'을 언급한 것은 그만큼 중국이 미중 갈등의 장기 지속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양국 각계의 식견 있는 사람들이 모두 나서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국은 미중 1단계 무역 합의를 맺었지만 코로나19 확산 후 미국이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고 화웨이(華爲) 등 중국 기술 기업을 제재하며,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 추진에 반대하는 등 공세를 펼치며 갈등을 빚고 있다. 양국은 대만이나 남중국해, 신장위구르자치구 문제 등을 놓고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왕 위원은 "충돌과 대항 대신 상호존중과 '윈윈'의 정신으로 미국과 안정적인 관계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와 동시에 "중국은 주권과 정당한 발전 권리를 반드시 수호할 것"임을 분명히 해 미국의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중국이 미국을 바꿀 생각은 없으며 미국을 대체할 생각은 더더욱 없지만, 미국도 일방적으로 중국을 바꿀 수 없으며 14억 중국 인민의 현대화를 향한 역사의 과정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전방위 충돌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속화하고 있다.
이날 미디어센터에서 화상 연결 방식으로 인민대회당에 있는 왕 위원을 마주한 기자들은 "미중 관계의 추가 악화를 걱정하나?" 등 미중 관계와 관련한 질문을 쏟아냈다.
왕 위원은 "양국 공통의 적은 코로나19 바이러스"라면서 "중국을 모욕하는 '정치 바이러스'가 미국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 내에서 중국에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묻는 소송이 제기된 것에 대해 "중국 역시 피해자"라면서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각종 증거를 위조하는 것은 국제 법치를 짓밟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의 중국은 100년 전의 중국이 아니다"라면서 "마구잡이 소송으로 중국의 주권을 침범하려는 것은 백일몽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미 양국이 힘을 합치면 서로 이롭지만 싸우면 서로 다친다"고 재차 강조했다.
왕 위원이 미국을 향해 경고와 함께 관계 개선을 희망한다는 손길도 동시에 내밀었지만 양국의 첨예한 갈등이 쉽게 해소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중 무역전쟁은 이미 기술전쟁으로 번졌다.
두 나라는 가장 최근에는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 계획을 놓고 정면으로 부딪쳤다. 미국은 홍콩의 경제·통상 분야 특별 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중국은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했다.
이날 왕 위원은 "홍콩의 일은 중국 내정으로 어떤 외부 개입도 용납할 수 없다. 내정 불간섭은 국제관계의 기본준칙으로 각국 모두 이를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지난해에도 미중이 홍콩의 범죄자 본토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놓고 대립했는데 올해도 홍콩 보안법을 놓고 양측은 충돌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문제에서도 중국과 미국은 큰 갈등을 계속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태도는 점점 강경해지고 있다. 리커창 (李克强) 총리가 전인대 연례회의에서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예년과 달리 '평화 통일'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무력사용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대만 부근에 군용기를 계속 보내는 등 외교·군사·경제적 수단을 동원해 대만 압박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왕 위원은 이날 대만 문제와 관련 "미국이 몽상을 버리고 국내정치의 계산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마지노선에 도전하지 말고 중국 인민의 통일에 대한 굳은 결심을 오판하지 말라고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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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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