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봉쇄령이 내려진 뒤 정신건강 애플리케이션(앱)을 찾은 미국인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CNBC 방송은 24일(현지 시간) 앱 시장분석 기관인 센서 타워를 인용, 정신건강 앱 상위 20개의 신규 다운로드 건수가 4월 한달간 400만회를 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하기 전인 1월(310만회)보다 29%나 늘어난 수준이다.
작년 같은 기간 신규 다운로드 수가 30% 감소한 점에 비춰보면 올해 증가세는 한층 더 돋보인다.
통상적으로 정신건강 앱은 새해 초 이런저런 결심을 하는 이들 때문에 신규 다운로드 건수가 연초에 급증했다가 이후 줄어드는 경향을 보여왔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봉쇄령으로 대면 치료가 어려워지면서 스마트폰에서 도움의 손길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코로나19 봉쇄령이 사람들의 정신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줬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비영리 기구인 카이저가족재단의 설문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4월초 현재 코로나19로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현재 앱스토어에 올라있는 정신건강 앱은 2만개에 달한다. 인공지능(AI) 챗봇에서 '토크스페이스'와 '베터헬프' 등 환자와 전문가를 연결해주는 서비스 앱까지 다양하다.
정신건강 앱의 수요가 늘면서 투자금도 몰리고 있다.
1분기 투자금은 5억7천600만달러(약 7천156억원)로 60% 넘게 증가했다.
최근 정신건강 앱의 흥행 배경으로는 정부의 규제 완화도 꼽힌다.
당국은 정신건강 문제를 앓는 이들의 치료 접근권이 제한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온라인상의 상담 서비스 기준 등을 완화해가고 있다.
그러나 엉터리 치료 효과를 주장하는 앱 등 탈규제의 부작용도 적지 않다.
'사이버가이드'라는 비영리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스티븐 쉬얼러 박사는 앱의 약 3%만 '증거에 기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생활 보호 문제 등과 관련해서는 정신건강 앱의 제3자 자료 공유가 아직 제도적으로 모호한 영역에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울증과 금연 관련 상위 36개 앱 가운데 80% 이상이 페이스북과 구글에 자료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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