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대만 이민 급증…홍콩학생 대만 유학도 65%↑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추진하자 대만 이민을 문의하는 홍콩인의 수가 급증했다고 홍콩경제일보 등이 25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홍콩 내 이민 서비스 전문업체의 한 임원은 "홍콩보안법 제정 소식이 들려오자 하루 만에 대만 이민 문의가 통상적인 수준의 10배로 늘었다"며 "많은 사람이 구체적인 이민 요건 등을 문의했다"고 전했다.
지난 22일 전인대 개막식에서는 외국 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과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활동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수립하는 내용의 홍콩보안법 초안이 소개됐다.
홍콩보안법 제정 소식에 인터넷 포털 등에서는 '이민', '대만', 'VPN' 등의 검색 건수 또한 급증했다.
가상사설망인 'VPN'은 중국 당국의 검열을 피해 해외 인터넷 등에 접속할 수 있게 해준다. 홍콩보안법이 시행될 경우 홍콩 내에서 온라인 검열 등이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홍콩인의 대만 이민은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지난해 6월 이후 급증하는 추세이다.
지난해 대만으로 이주한 홍콩 시민은 5천858명으로 2018년 4천148명보다 41.1% 급증했다.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심해진 지난해 9월 이후에는 매월 600명 이상이 대만으로 이주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대만으로 이주한 홍콩인이 1천243명에 달했다.
홍콩에서는 1997년 홍콩 주권반환, 2014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 지난해 송환법 반대 시위 등 정국이 요동칠 때마다 대만 등 외국으로 이주하려는 사람의 수가 크게 늘어나는 모습을 보인다.
대만으로 유학하려는 홍콩 학생의 수도 크게 늘고 있다.
명보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천427명이 대만 대학 학사과정에 등록해 지난해 2천77명보다 65% 급증했다. 석·박사 과정 등을 합치면 올해 대만으로 유학하는 홍콩 학생의 수는 5천 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올해 홍콩 대학입학시험(DSE)을 치르는 홍콩 학생의 수는 2천400명 감소했지만, 대만으로 유학하려는 학생의 수는 1천350명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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