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독재자 출신 바우테르서 대통령, 지난해 정적살해 혐의로 20년형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정적 살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데시 바우테르서(74) 수리남 대통령의 연임 여부를 결정할 총선이 25일(현지시간) 시작됐다.
인구 60만 명의 남미 수리남 유권자들은 이날 총선에서 51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한다.
선출된 국회의원들이 5년 임기의 대통령을 선출한다.
국민민주당 소속 바우테르서 현 대통령의 3선 연임 성공 여부도 이날 총선 결과에 달렸다.
바우테르서 대통령은 1980년 수리남 군사 쿠데타에 가담해 정부를 무너뜨린 후 군을 장악해 1980년부터 1987년까지 수리남을 통치했다.
1992년 전역 후엔 사업가와 정치인으로 변신했고, 2010년 의회 간접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취임한 후 한 차례 연임해 지금까지 수리남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11월 수리남 법원은 그가 군부독재 시절인 1982년 12월 정부 반대 세력 15명을 살해한 군사 작전을 지휘했다며 살인 혐의로 징역 20년 형을 선고했다.
'12월의 살인'으로 불리는 당시 사건에선 변호사와 언론인, 대학교수 등 16명이 납치돼 고문을 당했으며, 이중 1명만 살아남아 범행을 증언했다.
자신이 현장에 없었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해온 바우테르서 대통령은 유죄 선고 후에도 구속되진 않았고, 곧바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6월로 연기됐다.
그는 1999년 네덜란드 법원에서 마약밀매로 11년 형을 선고받기도 했지만 수리남 법에 따라 네덜란드로의 인도를 모면해 왔다.
바우테르서는 이번 총선에서의 국민민주당 승리와 자신의 3선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AFP통신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에선 국민민주당의 의석이 현재 26석에서 14∼17석으로 줄어 다수당 지위를 놓칠 것으로 예상됐다.
총선 결과의 윤곽은 26일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며, 공식 선거 결과는 한 달 내에 발표된다. 새 대통령은 오는 8월 13일 전에 취임해야 한다.
이날 수리남 총선은 코로나19 사태로 각국 선거가 줄줄이 연기되는 속에서도 예정대로 진행됐다. 수리남 정부는 자국 내 코로나 확진자가 11명, 사망자는 1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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