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갈등 격화 따른 불안 반영 분석 속 '절하 용인' 시각도
기준환율 전날보다 0.12% 오른 '1달러=7.1293위안' 고시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중 갈등이 날로 격화 중인 가운데 중국 위안화 환율이 또 올랐다.
인민은행은 26일 달러 대비 위안화 중간(기준) 환율을 전날보다 0.12% 오른 7.1293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2월 27일 이후 1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고시 환율은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7.1286위안보다 높았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오른 것은 상대적으로 위안화 가치가 낮아졌음을 뜻한다.
시장의 위안화 환율도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작년 9월 수준으로 올랐다.
이날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7.1506위안까지 올라 작년 9월 고점인 7.1652위안에 바짝 다가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중 갈등 수위가 급속히 고조 중인 가운데 최근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직접 제정하는 초강수까지 들고나오면서 위안화 환율이 출렁이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미국과의 관계 악화 속에서 위안화 환율 상승을 '용인'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다만 최근 위안화 급등은 기본적으로 미중 갈등 격화에 따라 중국 경제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커진 데 따른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위안화 환율의 급속한 상승(위안화 평가절하)는 어려움에 빠진 중국 수출 기업을 지원하는 효과가 일부 있지만 중국 자본시장에서 외자가 대량으로 유출하는 등의 여러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단순히 중국에 득이 된다고만 볼 수는 없다.
환율 문제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주요 축 가운데 하나다. 미국은 그간 중국이 자국 수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위안화 평가절하를 유도한다는 식의 주장을 펴왔다.
작년 8월 중국 위안화 기준환율이 2008년 5월 이후 11년 만에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 현상이 발생하자 미국 정부는 곧장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양국 간에 '환율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지난 1월 미중 양국이 중국의 환율 안정 노력을 포함한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한 것을 계기로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 명단에서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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