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니카라과 '못 믿을 코로나19 통계'에 의구심 증폭

입력 2020-05-27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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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니카라과 '못 믿을 코로나19 통계'에 의구심 증폭
HRW·존스홉킨스 "베네수 통계 터무니없어…인구 1% 감염됐을 수도"
니카라과 시민단체도 "실제 확진자·사망자 훨씬 많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새 진앙이 된 중남미에서 믿을 수 없는 정부 통계 탓에 안팎의 우려를 사는 나라가 있다.
바로 베네수엘라와 니카라과다.
미국 정부가 독재 정권으로 칭하는 정권이 들어서 있는 두 나라는 주변국들과 비교해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치가 높은 편이 아니다.
인구 2천800만 명의 베네수엘라는 26일(현지시간) 현재 누적 확진자가 1천177명, 사망자는 10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날 업데이트된 니카라과의 확진자는 759명, 사망자는 35명이다.
베네수엘라는 손 씻을 물도 없이 지내는 국민이 많고, 역시 빈곤 국가인 니카라과는 코로나19 속에서도 이동 제한이나 휴교 등 없이 일상을 이어갔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믿기 힘든 수치들이다.
이날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와 미 존스홉킨스대는 베네수엘라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공동 보고서에서 베네수엘라의 실제 코로나19 수치는 정부 통계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 능력 자체도 제한된 상황에서 정부가 구체적인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있고, 진실을 밝히려는 의료인이나 언론인을 탄압하고 있다는 것이다.
호세 미겔 비방코 HRW의 미주 담당 국장은 보고서에 대한 화상 콘퍼런스에서 "베네수엘라 정부의 통계는 완전히 터무니없고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캐슬린 페이지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현지 의료진들과의 인터뷰를 근거로 베네수엘라의 실제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최소 3만 명은 될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감염자는 인구의 1%인 3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베네수엘라는 지금까지 83만 건 이상의 검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 역시 믿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유엔은 베네수엘라가 했다는 진단 검사 중 믿을 만한 유전자증폭(PCR) 검사는 2%가량에 그치며, 나머지는 정확도가 떨어지는 검사라고 밝혔다.
니카라과의 코로나19 상황도 정부 통계보다 훨씬 심각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정부는 매일이 아니라 일주일에 한 번씩 코로나19 현황을 업데이트하고 있는데 지난주까지 확진자가 25명이라고 주장하다가 두 차례 업데이트를 통해 759명으로 늘렸다.
정부 발표대로라도 일주일 사이에 확진자가 30배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니카라과 시민단체인 시민관측소는 지난 20일 기준으로 니카라과 실제 코로나19 감염자는 2천300명, 사망자는 400명으로 추정했다.
AP,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도 포화 상태인 니카라과 병원과 묘지 상황을 전하며 통계에 의구심을 제기한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는 이날 주간 브리핑에서 앞으로 니카라과의 확진자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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