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공공기록 요청 통해 지난달 서한 확보"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둘러싼 미중 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워싱턴주 주지사가 지난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방호물자 지원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공공기록 요청 방식을 통해 제이 인즐리 미국 워싱턴주 주지사가 지난달 2일 시 주석에게 보낸 서한을 확보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서한에는 워싱턴주 보건당국이 외과마스크·일회용가운·장갑 등을 확보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했다면서 "중국의 거대한 생산능력에 접근할 수 있도록"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게 SCMP 설명이다.
인즐리 주지사는 "칭화대(淸華) 관리들이 관대하게 (방호물자) 지원 의사를 밝혔다"면서 "이에 대한 시 주석의 지지 표시가 방호물자를 성공적으로 받는 데 극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산 방역물자 품질과 관련한 외국의 불만이 제기되자 중국 정부는 방역물자 수출에 대한 검사를 강화했는데, 이 때문에 지난달 미국으로의 방호물자 수송이 지연됐다는 게 SCMP 설명이다.
또 이때는 미중 정상이 3월 말 통화 후 코로나19 기원 등을 둘러싼 설전을 잠시 중단하기로 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서한은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을 통해 전달됐으며,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 대사는 지난달 10일 인즐리 주지사에게 보낸 회신에서 "시 주석이 중국의 관련 정부 기관에 필요한 지원과 편의를 제공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쓰촨성과 칭화대, 샌프란시스코 주재 중국총영사관을 비롯한 중국 민관 기관들에서 워싱턴주에 방호물자를 보냈다는 게 SCMP 설명이다. 다만, 중국 측이 워싱턴주에 제공한 방호물자 수량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워싱턴주 측은 "공급체인 및 운송환경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방호물자 수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지 표명은 도움이 된다. 지지에 대해 매우 감사를 표한다"면서 중국 측의 수송 협조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SCMP는 워싱턴주가 시 주석의 모교인 칭화대와 밀접한 관계이며, 워싱턴주의 이번 요청은 중국계 미국인 사업가 완창 씨가 제안·중개해 이뤄졌다고 전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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