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언론 "러 외무장관 제안에 나토 사무총장 거부 입장 밝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에만이라도 서로를 자극할 수 있는 군사훈련을 중단하도록 하려던 서로 간의 협상이 실패했다고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4월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에게 코로나19 기간 동안 서로 훈련을 중단하자는 제안이 담긴 서한을 보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당시 이미 나토 회원국들과의 국경 인근에서 군사 활동을 크게 축소했다면서 나토도 이에 화답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스톨텐베르그 총장 측으로부터 사실상 거부 입장을 담은 '실망스러운 답변'을 받았다.
스톨텐베르그는 답변에서 "나토의 (군사)활동은 전적으로 방어적이며 국제의무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동유럽으로의 나토 전력 전진 배치는 러시아가 이웃 국가들에 대해 군사력을 사용하고, 발트 지역 등에서 군사력을 강화하는 데 대한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스스로 한 제안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비정기훈련을 계속하고 있으며 발트해와 지중해 해역에서 러시아 공군기 조종사들이 위험한 비행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4월 말 러시아 발트함대는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와 국경을 접한 서부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주와 인근 해역에서 함정과 전투기, 헬기, 전투차량, 해병대 병력 등이 참가한 몇차례의 훈련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나토도 코로나19로 중단했던 동유럽 지역에서의 군사훈련을 재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나토는 미군 주도의 다국적 군사훈련 '디펜더-유럽 2020'(Defender-Europe 2020)의 일환인 미국-폴란드 훈련을 다음 달 5일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당초 디펜더-유럽 2020 훈련은 18개 나토 회원국 및 파트너국가 소속 군인 3만7천여명이 참가해 미국과 유럽의 연합훈련 역사상 25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4~5월에 걸쳐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중단됐다.
나토는 이제 이 훈련을 축소된 규모로 재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