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분 54초 남겨놓고…9년만의 미 유인우주선 발사 연기(종합2보)

입력 2020-05-28 08:29   수정 2020-05-28 09:08

16분 54초 남겨놓고…9년만의 미 유인우주선 발사 연기(종합2보)
악천후에 발목…번개 위험에 발사 중단, 토네이도 경보 내려지기도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 30일 오후 2차 발사 시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의 민간 우주 시대를 열어줄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첫 유인 우주선 발사가 악천후로 연기됐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는 27일(현지시간) 오후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쏘아 올릴 예정이었으나 기상 문제로 발사를 연기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번 행사는 미국 땅에서 이뤄지는 9년 만의 유인 우주선 발사로 큰 주목을 받았으나 기상 악화에 발목이 잡히면서 1차 발사 시도가 무산됐다.
스페이스X는 크루 드래건을 실은 팰컨9 로켓을 이날 오후 4시 33분(미국 동부시간 기준)에 쏘아 올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예정 시간을 16분 54초 남겨두고 카운트다운 중단을 선언했다.

AP는 짙은 뇌운이 발사장 주변에 끼었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더글러스 헐리(53)와 로버트 벤켄(49)이 탑승한 우주선이 벼락을 맞을 위험이 커지면서 발사가 연기됐다고 전했다.
짐 브라이든스타인 NASA 국장은 트위터에 번개 모양의 이모티콘을 올려 "오늘은 발사 중단, 우주 비행사의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스페이스X는 이에 따라 오는 30일 오후 3시22분(동부시간 기준) 2차 발사를 시도한다.
헐리는 "모두가 약간 실망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것도 일의 일부"라며 "우리는 30일에 다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발사 장면을 직접 참관하기 위해 케네디 우주센터를 찾았지만, 일정이 연기되자 다시 발길을 돌렸다.



이날 발사를 몇시간 앞두고 케네디 우주센터 주변에는 비가 내리고 천둥소리가 들리는 등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았다.
우주 비행사들이 크루 드래건에 오른 직후 국립기상청은 주변 지역에 토네이도 경보를 내리기도 했다.
이번 발사는 민간 우주 시대의 개막을 알린다는 의미에서 관심을 끌었다.
민간기업 스페이스X가 자사의 우주선 크루 드래건에 NASA 소속 우주비행사 2명을 태우고 우주로 쏘아 올리는 무대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발사는 2011년 우주왕복선 프로그램 종료 이후 미국 땅에서 9년 만에 처음으로 유인 우주선을 발사하는 의미까지 더해졌다.
미국은 우주왕복선 퇴역 이후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에 자국 우주비행사를 실어 우주로 보냈었다.
브라이든스타인 국장은 이번 발사에 대해 "미국 땅에서 미국 로켓으로 미국의 우주 비행사를 쏘아 올리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발사가 성공하면 크루 드래건에 탑승한 우주 비행사들은 400㎞ 상공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해 몇 달 간 연구 임무 등을 수행한 뒤 귀환한다.


jamin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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