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수출절벽에 위태로운 부품업계…유동성 지원으로 한숨 돌리나(종합)

입력 2020-05-28 16:23  

차 수출절벽에 위태로운 부품업계…유동성 지원으로 한숨 돌리나(종합)
5천억 규모 상생특별보증…해외 동반 중견 부품업체도 지원
중형 조선소 올해 들어 수주 40% 감소…공공 발주 확대 등 기대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자동차 해외수요 절벽으로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부품업계가 정부 지원으로 급한 불은 끌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자동차 산업 공급망이 무너질 우려도 다소 줄었다.
정부는 28일 제5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자동차부품업계 등 지원을 담은 '코로나19 주요 피해업종 추가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중소·중견 자동차 부품업계 유동성 지원을 위해 5천억원 규모의 상생 특별보증을 결정했다.
현대·기아차·현대모비스가 200억원, 정부 200억원, 지자체가 50억원을 공동 출연해서 신·기보를 통해 특별보증을 하는 방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신용도가 하락해서 유동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부품업체가 대상이다.
수입부품 관·부가세 납부기한 연장과 관세 조사 유예 등의 조치도 병행한다.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자동차 수출이 감소하면서 일감부족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가 누적됐다.
대형 완성차 업체 등은 버텨낼 체력이 있지만 중소 부품업체 등은 이달부터는 유동성 상황이 악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부품기업 97개 중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못 내는 기업이 38.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완성차 업체와 해외로 동반 진출한 중견 부품업체들의 유동성 위기가 국내 본사로 전이되는 상황에 우려가 제기됐다.
그동안 국내 공장은 그나마 가동이 됐지만 미국, 유럽 등 해외 공장은 오랫동안 문을 닫았고 지금도 가동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해외 부품업체들의 피해는 더 크다.
이들은 현지 정부의 지원도 받지 못하고 별도 법인으로 돼 있다 보니 국내 금융에서도 소외된 것으로 전해진다.
자동차 산업은 부품 1개만 없어도 완성차 제작에 차질이 생기는 특성으로 인해 작은 부품업체 몇군데만 어려워져도 공급망이 흔들릴 수 있다.
올해 초 중국에서 와이어링 하니스 생산이 중단되면서 국내 공장도 모두 멈춰선 사례가 있다.
코로나19 이후 자동차 수요가 살아나는데 공급망이 망가진 상태라면 완성차 업체는 눈 뜨고 시장을 뺏길 수밖에 없다.
동일본 대지진 후 일본차 업체들이 부진했던 이유도 일본 국내 부품 공급망이 훼손된 탓이다.


정부는 부품업계 유동성 지원에 더해 내수 진작을 위해 공공부문 조기 구매와 전기화물차 구입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금융위가 기간산업안정기금을 기반으로 자동차부품업계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특별보증이 그동안 업계에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높은 대형 부품업체들은 기존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금융지원을 이용할 수 있다.
정부는 당장 완성차 업체들은 자금지원이 필요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사정이 어려워질 경우 지원할 프로그램(기간산업안정기금)은 있다고 말했다.
중소 조선사도 공공 발주 확대와 선박 제작금융 만기 연장 등의 지원을 받으며 다소나마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는 코로나19로 발주가 줄면서 일감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올해 들어 4월까지 세계 발주는 작년 동기에 비해 60% 줄었고 국내 수주는 71% 감소했다.
특히 중형 조선소는 올해 들어 수주가 17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작년 동기보다 38.9% 줄었다. 수주액도 1억8천만달러에 불과하다. 작년 연간은 16억1천만달러였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를 해야 선수금이 들어오고 유동성이 생기는데 수주를 못하면 흐름이 끊기게 된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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