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11년만에 순손실…"전세계 생산능력 20% 줄인다"
(서울·도쿄=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이세원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닛산(日産)이 16년 만에 한국시장에서 철수한다.
한국닛산은 올해 말 닛산과 인피니티 브랜드가 철수한다고 28일 밝혔다.
2004년에 한국에 진출한 지 16년 만에 영업 종료다.
한국닛산은 2028년까지 기존 고객을 위한 차량 품질보증, 부품관리 등 애프터세일즈 서비스는 지속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닛산은 "본사의 이번 결정은 글로벌 차원의 전략적 사업개선 방안의 일환"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건전한 수익구조를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닛산은 "사업 환경 변화로 인해 한국 시장에서 상황이 더욱 악화하면서 본사는 한국 시장에서 다시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갖추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닛산 철수설은 지난해부터 있었으나 회사에서는 이를 부인했고 신차를 내놓기도 했다.
닛산과 인피니티 브랜드는 최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데다가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까지 겹치면서 타격을 입었다.
올해들어 4월까지 판매량은 닛산이 813대, 인피니티가 159대로 작년 동기대비 각각 41%, 79% 감소했다.
한국닛산은 철수 관련 자세한 내용은 공식사이트에서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의 닛산 본사는 2019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에 연결 재무제표 기준 6천712억엔(약 7조7천18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며 한국시장 철수계획을 발표했다.
2018년도에는 3천191억엔(약 3조6천70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지난 회계연도에 거액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닛산이 연간 결산에서 순손실을 낸 것은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의 충격이 반영된 2008년도 이후 11년 만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코로나19 확산 영향에 따른 전 세계 판매량 감소가 닛산 실적 악화의 배경이라고 전했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닛산의 2019년도 판매 대수는 일본에서 10% 줄었고, 미국과 유럽에서는 각각 14%, 19% 감소했다.
닛산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합리적인 추정이 어렵다며 내년도 실적 전망 공표를 보류했다.
이날 닛산은 구조조정 계획을 함께 발표했다.
닛산은 2023년도까지 새로운 중기 경영계획을 제시하고 전 세계 생산능력을 20% 줄여 연간 540만대 수준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닛산은 구조개혁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 공장을 폐쇄하고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장도 폐쇄하는 방향으로 협의한다.
닛산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일부 지역에서도 사업을 축소할 것이라고 닛케이가 전했다.
우치다 마코토(內田誠) 닛산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실패를 인정하며 올바른 궤도로 수정하겠다. 선택과 집중을 철저하게 하는 구조개혁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