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임상위, 긴급사용 승인 권고 가닥…방대본에 회의 내용 전달
특례수입 절차 등 밟을 듯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가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식 치료제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의 주치의 등이 참여하는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렘데시비르의 긴급사용승인을 권고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앙임상위는 결국 렘데시비르의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건 행정적 권한을 가진 방역당국이라고 공을 넘겼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중앙임상위는 이날 회의를 열어 현재 공개된 렘데시비르의 임상시험 결과를 공유하고 국내에 도입할지, 도입한다면 어떤 환자에 투약할지 등을 논의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주도로 전 세계 10개국, 73개 의료기관에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환자의 회복 기간을 15일에서 11일로 약 31% 단축하는 효과를 냈다. 사망률은 렘데시비르 투여군에서 7.1%, 위약 투여군에서 11.9%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이 NIH 협력기관 자격으로 임상시험에 참여했다. 국내 임상시험을 총괄한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이번 연구 결과로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표준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앙임상위의 이날 논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진 않았으나, 국내에서도 일부 코로나19 환자의 치료에 렘데시비르를 사용해 볼 수 있다는 의견과 도입 후 우려되는 부분 등이 골고루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계 관계자는 "중앙임상위가 회의에서 정리한 내용을 이날 오후에 방역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단순히 사용하느냐 마느냐를 넘어 어떤 환자에 왜 써야 하는지 등을 모두 다뤘다고 한다"고 말했다.
방대본은 중앙임상위의 의견 등을 검토해 29일 브리핑에서 향후 어떻게 할 것인지 밝힐 예정이다.
그간 방대본은 중앙임상위 논의 결과에 따라 관계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 특례수입 또는 긴급수입 등의 절차를 밟겠다고 밝혀왔다.
렘데시비르는 길리어드사이언스에서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해왔던 항바이러스제다. 에볼라 치료제로는 허가받지 못했으나 코로나19 대유행 후 새롭게 주목받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달 초 렘데시비르를 산소 치료가 필요한 중증 이상의 코로나19 환자에 쓸 수 있도록 긴급사용 승인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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