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매체 "인도, 평화적으로 풀기 위한 채널 통해 교섭 중"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인도 정부가 중국·인도간 국경분쟁을 중재하겠다는 미국 측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인도 외무부는 28일 성명을 통해 "중국·인도는 국경 지역에서 발생하는 상황을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풀기 위한 군사적·외교적 메커니즘을 갖췄다"면서 "이러한 채널을 통해 계속 교섭 중"이라고 밝혔다.
인도 측 성명은 최근 앨리스 웰스 미국 국무부 남·중앙아시아 담당 수석 부차관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잇달아 인도·중국 국경분쟁을 거론한 가운데 나왔다.
인도·중국은 국경선 문제로 1962년 전쟁을 한 바 있고, 이후에도 '나투라 패스'(Nathu La Pass) 등 히말라야산맥의 국경지대에서 국경분쟁을 벌이고 있다.
인도 매체에 따르면 이달 5∼6일 인도 북부 카슈미르 인근 라다크, 9일 인도 북동부 시킴주의 인도·중국 국경지대에서 양측 군인 간 몸싸움이 발생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웰스 부차관보는 20일(현지시간) 한 토론회에서 중국이 현 상태를 변경하기 위해 인도와의 국경 충돌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인도에 국경지대에서 중국의 '침략'에 저항할 것을 주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트위터를 통해 "인도·중국 양측에 미국이 심화하는 국경 분쟁을 중재하거나 조정할 수 있으며 그럴 의향이 있다고 알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제안은 웰스 부차관보의 발언에 대한 철회의 성격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는 게 SCMP 설명이다.
미국이 인도·파키스탄 국경 분쟁에 중재 의사를 밝힌 적은 있지만, 인도·중국 국경분쟁에 대한 중재 제안은 처음이라는 것이다.
한 인도 외무부 퇴직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중국을 모두 언급한 점에 주목하면서 "해당 트위터 글에는 인도에 대한 주목할 만한 지지·관심이 안 보인다. 인도가 트럼프 행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는 걸 강화해준다"고 해석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측은 인도와의 긴장 완화를 위한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쑨웨이둥(孫衛東) 주인도 중국대사는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인도·중국 협력 화상 세미나에서 양국이 상호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서 협력을 강조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같은 날 양국 국경 상황에 대해 "안정적이고 통제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28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 인도와의 국경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자 인도의 의구심은 커졌다고 SCMP는 설명했다.
SCMP는 복수의 인도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가 분쟁 지역인 라다크에 3주 이상 군대를 주둔 중이며 이들을 뒤로 물릴 계획이 없다면서, 갈등이 즉각 안정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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