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란 듯 대만 망명한 홍콩 '금서 서점' 주인 찾아가
대만 국방부장 "중공 무력 침공,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
(타이베이·상하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우리는 홍콩에서 민주, 자유, 인권이 후퇴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8일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차이잉원 총통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홍콩보안법 초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처리한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국이 홍콩의 입법기구를 배제하고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킨 것은 홍콩의 언론 자유와 사법적 독립의 입지를 축소시킨 것"이라며 "여야 입법위원(국회의원)이 중국 당국을 규탄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차이 총통은 이어 "중국이 50년 불변의 약속을 깨뜨려 홍콩 정세의 악화, 역내의 평화와 안정에 충격을 주게 되었다"며 "대만은 국제 민주 진영의 파트너와 함께 협력해 홍콩과 홍콩인을 계속 지지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글의 말미에 '자유의 대만이 홍콩의 자유를 지지한다'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차이 총통의 이 같은 언급은 대만 당국이 홍콩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한 전담팀 구성과 구체적인 지원책 공개 방침을 밝힌 데 이어 나온 것으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관계에 있어 긴장감이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 천밍퉁(陳明通) 위원장은 전날 입법원(국회) 내정위원회에 출석하면서 홍콩인의 (대만) 거주, 거처 마련, 보살핌을 3대 정책 목표로 삼아 1주일 내로 지원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중국을 정면으로 겨냥한 과감한 홍콩 민주화 지지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이날 타이베이(臺北) 중산구에 있는 코즈웨이베이 서점을 찾아가 주인 람윙키(林榮基) 씨를 만났다.
차이 총통은 람씨에게 "과거부터 지금까지 홍콩의 인권과 자유, 민주주의를 지켜온 데 대해 대만인을 대표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1994년부터 홍콩에서 코스웨이베이 서점을 운영하던 람씨는 2015년 10월 홍콩과 맞닿은 중국 본토 도시인 선전을 찾아갔다가 중국 정부가 금서로 지정한 책을 팔았다는 이유로 강제 연행돼 구금됐다가 이듬해 6월에야 홍콩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 사건의 여파로 홍콩 코즈웨이베이 서점은 문을 닫았고, 람씨는 작년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이 추진되자 다시 신변에 위협이 닥칠 수 있다고 우려해 대만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는 지난 4월 타이베이에서 코즈웨이베이 서점의 문을 다시 열었다. 홍콩 코즈웨이베이 서점이 타이베이에서 다시 문을 연 것은 대만이 홍콩의 '민주 성지'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준 사건으로 평가됐다.
한편, 차이 총통의 집권 2기에도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가 순탄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만의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쑤정창(蘇貞昌) 행정원장은 이날 입법원(국회)에 출석해 "우리는 계속 스스로를 강하게 할 것"이라며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전쟁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옌더파(嚴德發) 국방부장도 "중국공산당은 줄곧 무력 대만 침공을 포기한 적이 없다"며 "국군(대만군)은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최선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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