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부장관 브리핑…블랙박스·조종사 음성 녹음 기록도 분석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지난 22일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 추락한 여객기의 동체가 사고 직전 바퀴 없이 활주로에 여러 차례 닿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굴람 사르와르 칸 파키스탄 항공부 장관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해당 여객기가 처음 착륙을 시도했을 때 바퀴가 나오지 않은 상태로 활주로에 3차례 부딪혔다고 밝혔다.
그는 "조종사가 랜딩기어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알리지 않은 채 첫 착륙을 시도했다"며 "그 상황에서 항공기의 엔진이 땅에 세 차례 닿았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항공 데이터 등을 분석해 해당 여객기는 바퀴가 올려진 채 시속 200마일(약 320㎞)로 날아가면서 활주로에 쓸렸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착륙 직전 비행기가 급격하게 고도를 낮췄다는 점도 지적했다.
해당 비행기는 착륙 실패 후 두 엔진 모두 작동을 멈췄고 이후 추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칸 장관도 사고 당시 조종사가 적절한 고도를 유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제탑은 조종사에게 (착륙에) 필요한 고도가 확보되지 않았다며 고도를 더 낮추라고 지시했고 조종사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목격자 이자드 마시는 현지 매체 돈(Dawn)과 인터뷰에서 "동체가 바닥에 닿았다가 올라가면서 엔진에 불이 붙은 것을 봤고, 추락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랜딩기어가 나오지 않은 이유와 엔진 고장의 직접적인 원인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아직 정보가 제한된 상태라 사고 원인을 단정 짓기에는 이르다며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파키스탄 국제항공의 라호르발 카라치행 A320 여객기(PK8303편)는 22일 오후 신드주 카라치 진나공항 활주로에서 1㎞도 안 떨어진 주택가에 떨어졌다.
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99명 가운데 97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국은 여객기의 블랙박스와 조종사의 음성 녹음 기록을 확보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도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해 전문가 11명을 현지에 파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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