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미국 대선 라이벌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서로에게 '중국편'이라는 이미지를 덧입히는 데 열중하고 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둘러싸고 중국을 향한 미국 내 여론이 최악으로 치닫자 이를 선거 전략으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이하 현지시간) 미 NBC 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재선 캠프는 28일 바이든 전 부통령이 마스크를 쓴 채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앞에 서 있는 합성 사진을 페이스북 광고로 내보냈다.
반면 광고 속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기인 성조기 앞에 마스크 없이 미소 지은 채 서 있다.
광고 하단에는 자막으로 '트럼프 대 졸린 조(SLEEPY JOE)'라고 적혀있다. '졸린 조'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롱할 때 쓰는 표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졸린 조 바이든만큼 중국에 나약한 사람은 50년 동안 없었다"면서 "그는 중국이 원하는 건 뭐든지 내줬다"고 쓰기도 했다.
바이든 캠프는 거꾸로 트럼프 대통령을 중국 편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바이든 캠프의 외교 선임 자문역을 맡은 토니 블링큰은 지난 27일 성명에서 홍콩 국가보안법 사태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은 채 오히려 시진핑 국가 주석을 칭찬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여론전은 최근 미국에서 반중(反中) 정서가 고조된 것을 선거 전략으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1만여명 중 중국에 비호감을 표시한 비율이 66%에 달해 2005년 이후 가장 높았다.
코로나19에 대한 중국 측 정보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응답자도 공화당 지지자 78%, 민주당 지지자 54%로 나타났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최근 사설에서 "역대 미 대선에서 중국 카드가 쓰인 것은 오래된 일이지만 올해 대선에서는 중국 때리기가 새로운 단계로 올라섰다"면서 "트럼프 측이 유권자들의 반중 정서가 고조된 점 등을 활용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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