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우 올해 GDP 13% 줄수도"…1분기 GDP 5.3% 감소, 25년 만에 최악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 1분기 이탈리아 경제가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통계청(ISTAT)은 올 1분기 국내총생산이 전 분기 대비 -5.3% 감소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작년 1분기에 비해서는 5.4% 역성장했다.
1분기만 보면 1995년 이래 최악의 경제성적표다.
ISTAT는 애초 지난달 말 1분기 경제성장률을 전 분기 대비 -4.7%, 작년 1분기 대비 -4.8%로 각각 전망했으나 그보다 더 악화했다.
ISTAT는 "소비 위축이 침체의 핵심 요인"이라고 짚었다. 투자와 교역 등의 감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의 바이러스 확산 거점으로 지목된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가장 먼저 지난 3월 초부터 차례로 휴교령, 전국 이동제한령, 비필수 업소·영업장 폐쇄 등의 강도 높은 봉쇄령을 발효했고, 이로 인해 국가 전체 경제 활동이 사실상 마비됐다.
특히 GDP의 13%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은 괴멸적인 타격을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바이러스 기세가 한풀 꺾이면서 이달 초부터 단계적인 봉쇄 완화가 시작됐으나 경제 엔진이 완전히 정상화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봉쇄 기간 등을 고려할 때 2분기 성장률의 낙차가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많은 경제기관들은 상반기 이탈리아가 받은 심대한 경제적 타격을 고려할 때 올해 연간 GDP 성장률 역시 -10% 안팎까지 추락할 것으로 본다.
올해 성장률과 관련해 이냐치오 비스코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선방하면 -9%, 최악의 경우 -13%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에도 경제 여건이 우호적이라면 올해 발생한 손실의 절반가량을 회복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회복 속도가 매우 느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스코 총재는 아울러 유럽연합(EU)의 경제회복기금이 공짜가 아니라며 이참에 총체적인 (이탈리아) 경제 개혁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앞서 EU 집행위는 코로나19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회원국을 돕고자 7천500억유로(약 1천20조원) 규모의 기금 조성을 제안했으며 이 가운데 1천727억유로(약 238조원)가 이탈리아에 할당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기준으로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3만1천732명으로 미국·브라질·러시아·스페인·영국 등에 이어 6번째로 많다. 사망자는 3만3천142명으로 미국·영국에 이어 세번째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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