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격화로 긴장 고조…폭발 위험 등 안전 경고도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에서 비무장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숨진 데 항의하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시위가 격화하면서 현장에 주방위군 500명이 배치됐다.
2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시내의 은행, 식료품점, 약국 등을 포함한 여러 지역에 주방위군이 배치됐다.
주방위군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임무는 생명을 보호하고 재산을 보존하며 평화적으로 시위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5일 미니애폴리스 경찰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의 목을 무릎으로 찍어눌러 숨지게 한 것과 관련, 수천 명의 군중은 27일부터 미니애폴리스 도심에서 경찰과 충돌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시 관리들은 가스 라인이 절단됐다는 확인되지 않은 보고들에 따라 폭발 위험이 있을 수 있다면서 시위대에 해당 지역을 떠나라고 경고했다.
미니애폴리스 경찰국은 안전상의 이유로 직원들을 경내에서 대피시켰으며 주변에 울타리를 설치했지만, 시위자들이 이를 밀어 넘어뜨렸다고 관리들은 전했다.
시위 현장을 중계하던 CNN방송 기자 등 취재진이 경찰에 체포됐다가 풀려나는 일도 발생했다.
CNN은 이날 미니애폴리스 현장을 취재하던 자사 기자 오마르 히메네스가 체포됐다가 석방됐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히메네스 기자는 이날 오전 5시 9분께 동료들과 함께 시위 현장에서 생중계를 진행했다. 경찰이 시위대를 체포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자 경찰관이 히메네스 일행에게 다른 곳으로 이동할 것을 요구했고, 이에 히메네스는 CNN 소속임을 밝혔다.
그러나 2분 뒤 진압복을 입은 경찰관 2명이 다가와 히메네스에게 수갑을 채워 체포했고 함께 있던 프로듀서와 카메라 기자도 연행됐다. 이 상황은 그대로 방송 전파를 탔다. 이들은 얼마 지나 풀려났다.
이와 관련, CNN은 흑인·라틴계인 히메네스와 달리 당시 인근에서 취재하던 자사의 백인 기자인 조시 캠벨은 체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CNN의 존 버먼 앵커는 "히메네스는 흑인 및 라틴계, 캠벨은 백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인종이 히메네스의 체포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제프 저커 CNN 사장은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통화에서 이번 체포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며 항의했고 월즈 주지사는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z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