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최다' 신규 확진에도 통제 풀기로…방역에서 경제로 무게 이동
파키스탄은 국제선 운항 허용…방글라데시·스리랑카도 봉쇄 완화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등 남아시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도 봉쇄 조치를 대폭 해제하고 있다.
특히 인구 13억5천만명의 인도는 지난 3월 25일부터 두 달 넘게 이어진 봉쇄 조치로 인해 경제가 마비되자 방역 대신 경제 회생에 무게 중심을 두는 모습이다.
하지만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가운데 일일 신규 확진자가 연일 6천∼8천명씩 쏟아지는 상황에서 봉쇄 빗장마저 풀게 되면 바이러스가 폭발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31일 힌두스탄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전날 오후 '봉쇄 해제 1.0(unlock 1.0)' 전략을 발표했다.
68일간 지속된 전국 봉쇄 조치가 31일 종료됨에 따라 6월부터는 대부분의 통제 조치를 단계적으로 해제하겠다는 것이다.
이달 중순 들어 산업 시설·동네 상점 운영, 시내버스·철도 운행 등을 허용하며 조금씩 통제를 풀던 인도 정부가 완화 조치를 더욱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인도 정부는 다음 달 30일까지 집중오염지역(컨테인먼트 존)에만 봉쇄 조치를 적용하고 나머지 지역에서는 차례로 풀기로 했다. 집중오염지역은 지역 정부가 자체 기준에 따라 정한다.
사람과 상품의 이동에도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주 간 이동 등에는 통행 허가가 필요했다.
야간 통행금지 시간도 오후 7시∼오전 7시에서 오후 9시∼오전 5시로 완화된다. 다만, 군중 집회는 허용되지 않는다.
다음 달 8일부터는 식당, 쇼핑몰, 호텔, 종교 시설의 운영도 가능해진다.
해제 2단계에서는 학교 운영이 정상화된다. 세부 일정 등은 학부모 등의 의견을 수렴해 7월 중에 확정된다.
이어 3단계에서는 국제선 항공편, 지하철, 극장, 수영장 등에 대한 운영이 재개된다.
국내선은 이달 중순부터 운항 재개됐고, 국제선은 다음 달 말까지 운항이 중지된 상태다.
인도는 전국 봉쇄 조치를 도입한 후 경제가 심각한 충격을 받았다.
싱크탱크인 인도경제모니터링센터(CMIE)에 따르면 4월 한 달 간 인도 노동자 1억2천200만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2019∼2020 회계연도(매년 4월 시작)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4.2%로,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도 정부로서는 코로나19 방역보다 경제부터 살려야 하는 절박한 상황인 셈이다.
실제로 인도 정부는 이번 봉쇄 해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이번 계획은 경제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와중에 코로나19 확진자는 최근 급격하게 늘고 있다.
인도의 31일 오후 4시 현재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8만2천143명으로 집계됐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8천380명으로 발병 후 최다를 기록했다. 인도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10일 가운데 7일이나 최다 기록을 경신할 정도로 연일 급증세다.
사망자 수도 193명이 늘어 누적 5천164명을 기록했다.
파키스탄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만 관련 통제 조치를 완화하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2달가량 전국 봉쇄령을 내렸다가 지난 9일부터 통제 조치를 단계적으로 푼 데 이어 30일부터 국제선 운항도 허용했다.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31일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6만9천496명(사망자 1천483명)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3천39명이 늘었다.
방글라데시도 31일부터 버스와 열차 등 대중교통 서비스를 일부 재개했고, 사무실 근무 등 경제활동에 대한 제한도 풀었다.
방글라데시의 이날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4만7천153명(사망자 650명)으로 전날보다 2천545명이 증가했다.
스리랑카는 26일부터 주간 통행 금지를 해제하고 지역 간 이동을 대부분 허용했다.
스리랑카의 31일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1천620명과 10명이다.
1천401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한 네팔은 전국 봉쇄령을 다음 달 2일에서 14일로 연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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