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온라인 삼성고시 무사히 끝나…새 트렌드 될까

입력 2020-05-31 14:01  

사상 첫 온라인 삼성고시 무사히 끝나…새 트렌드 될까
서버 오류·부정행위 논란 없이 이틀 일정 마무리
첫날 "익숙치 않아 불편"…둘째 날은 "코로나 확산 속 다행" 긍정 반응 늘어
삼성 하반기도 온라인 시험 검토…재계 '비대면 채용' 확산 주목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최재서 기자 = 삼성이 30, 31일 이틀간 진행한 첫 온라인 그룹 공채 시험이 마무리됐다.
온라인 필기시험은 삼성그룹은 물론 수만 명의 응시자를 대상으로 한 대기업 공채에 처음 도입된 것이어서 성공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틀간 4회로 나눠 치러진 온라인 시험은 일부 전문가들과 응시생들이 우려했던 서버 오류나 부정행위 등의 말썽 없이 원활하게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은 이번 첫 온라인 공채 시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반기 공채를 비롯한 향후 채용 분야에서 '언택트(untact·비대면)' 방식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 코로나가 앞당긴 온라인 공채…'성공적' 반응 속 일부 불편 호소도
삼성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일명 '삼성고시'라고 불리는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코로나 감염 우려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지만, 수만 명의 응시자를 수용하기 위해 대규모 고사장을 빌려 현장 시험을 시행하는 데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새로운 채용방식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의미있는 시도로 평가된다.
삼성 온라인 GSAT는 이틀간 오전 9시와 오후 2시 하루 두 차례씩 총 4회로 나눠 진행됐다.
동시접속에 따른 서버 과부하를 막고 감독관이 부정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관리·감독 기능을 높이기 위한 조처다. 삼성은 온라인 시험 응시자들을 대상으로 개인정보보호용 신분증 가리개와 스마트폰 거치대, 영역별 문제 메모지 등 시험에 필요한 도구들을 담은 꾸러미(키트)를 제공했고, 응시자들은 지원 회사의 시험 날짜에 맞춰 응시 프로그램에 접속해 시험을 치렀다.
삼성은 이번 공채 응시인원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업계에선 회차당 최소 수천 명에서 만명이 넘는 응시자들이 동시 접속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각의 우려와 달리 삼성의 철저한 사전 점검 덕에 서버 오류나 접속 불량 등의 기술적인 문제는 불거지지 않았다.
삼성은 온라인 시험 성공의 관건으로 지적됐던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삼성SDS의 최신 화상회의 솔루션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감독관 1명이 응시자 9명을 살피며 부정행위를 차단했다.
첫 온라인 시험을 치른 응시생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시험 문제를 모니터로 보다 보니 첫날에는 "문제와 지문을 한눈에 보기 어렵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문제 푸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등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후기들이 많았다.
그렇다 보니 삼성측의 "예년과 시험 난이도는 비슷하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수리 영역을 비롯해 전반적인 체감 난이도가 높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시험 이틀째에 접어들면서는 긍정적인 반응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가 재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새벽부터 고사장까지 장거리 이동할 필요가 없어 좋았다", "코로나 걱정 없이 집에서 편하게 시험을 볼 수 있어서 다행", "감독관의 안내에 따라 시험을 치르니 큰 문제 없었다"는 후기들이 올라왔다.

◇ 삼성 "비대면 채용 확대"…새로운 '뉴노멀' 될까
재계는 이번 삼성의 온라인 시험은 '언택트(untact·비대면) 채용'의 새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가장 우려됐던 서버 과부하나 부정행위 논란 없이 시험이 마무리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은 이번 첫 온라인 GSAT의 결과를 바탕으로 일부 보완을 거친 뒤 온라인 비대면의 장점을 향후 채용 분야에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우선 하반기 공채에도 온라인 시험이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 관계자는 "온라인 시험이 대규모 지필고사보다는 사회적 비용 축소, 응시자 편의 측면에서 효용이 크다고 판단된다"며 "4차 산업혁명에도 부합하는 채용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대기업 공채에 있어 온라인 시험이 새로운 '뉴노멀'(새로운 기준)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미 코로나19 여파로 면접만큼은 화상으로 진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CJ는 이번 상반기 그룹 공채에서 코로나 예방을 위해 웹캠을 통한 비대면 면접을 추진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096770]도 코로나 여파로 잠정 중단했던 채용을 시작하면서 화상 면접을 도입했고, LG전자[066570]와 카카오[035720] 등도 경력직 또는 상시채용 지원자에 대해 화상 면접을 진행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삼성은 면접뿐만 아니라 대규모 필기시험도 온라인으로 치를 수 있다는 성과를 보여준 것"이라며 "온라인 면접에 이어 머지않아 온라인 필기시험이 기업 채용에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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