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자진사임 둘러싸고 찬반 의견 맞서…여론 악화 가능성 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대응이 시급한 가운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탄핵과 자진 사임을 놓고 논란이 가열하면서 정국 혼란이 가중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으로서는 코로나19 초기 대응 실패에 따른 대규모 인명 피해와 의회, 사법부와 갈등 등이 겹치면서 사실상 국정수행이 어려운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아직은 탄핵이나 자진 사임에 반대가 약간 우세하지만, 찬성 의견이 꾸준히 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의 조사에서 의회의 대통령 탄핵 추진에 대해 반대 50%·찬성 46%로 나왔다. 4%는 무응답이었다.
지난달 27일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반대는 48%에서 2%포인트, 찬성은 45%에서 1%포인트 올라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자진 사임에 대한 의견은 반대 50%·찬성 48%·무응답 3%였다.
지난달 27일 조사와 비교해 반대는 변화가 없었고 찬성은 46%에서 2%포인트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아직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이나 자진 사임을 반대하는 의견이 약간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코로나19 사태와 경제·정치적 위기가 심화하면서 찬성 비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2018년 대선에서 보우소나루를 지지한 유권자 가운데는 탄핵 추진에 77%가 반대하고 21%가 찬성했다.
반면에 보우소나루를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들은 탄핵 추진에 62%가 찬성하고 32%는 반대했다.
보우소나루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33%·부정적 43%·보통 22%로 나왔다.
지난달 27일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긍정 평가는 33% 그대로였고 부정적 평가는 38%에서 5%포인트 올랐다. 보통은 26%에서 4%포인트 낮아졌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브라질을 이끌 능력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그렇다' 45%, '아니다' 52%였다. 지난달 27일 조사에서는 '그렇다' 45%, '아니다' 49%였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와 경제·정치 위기에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견고한 지지층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으나 부동층의 민심이 갈수록 돌아서는 것으로 해석됐다.
다타폴랴의 조사는 지난 25∼26일 2천69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오차범위는 ±2%포인트다.
대통령 탄핵 절차를 시작할 것인지 여부는 하원의장의 결정에 달렸으며, 지금까지 하원의장에게 접수된 탄핵 요구서는 40건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탄핵이 이뤄지려면 하원에서 전체 의원 513명 가운데 3분의 2(342명) 이상, 상원에서 전체 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2(54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브라질에서는 1950년 헌법에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 조항이 포함된 이후 지금까지 1992년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전 대통령과 2016년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등 두 차례 탄핵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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