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계자 "일본 반응 있었지만 성의 없어"
우리 정부 대응 주목…WTO 제소 등 거론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한국 정부의 수출 규제 해제 촉구와 관련해 일본이 성의 있는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부가 2일 공식 입장을 발표한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나승식 무역투자실장이 2일 오후 2시 세종청사에서 '일본 수출규제 관련 한국정부 입장'을 브리핑한다.
나 실장은 이날 5월 수출입동향을 설명하면서 '일본이 우리가 요구한 기한내 답변이 왔는가'라는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별도 자료를 내서 설명하겠다"고만 밝혔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들을 말을 종합하면 일본은 답변을 보내왔지만, 우리 측이 원하는 전향적이거나 의미 있는 답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정부 관계자는 '여전히 무성의한 답변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산업부는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취한 3대 품목 수출 규제와 백색 국가(수출 절차 우대국) 명단인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과 관련해 5월 말까지 입장을 밝히라고 일본에 통보했다.
일본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하면서 한일 정책 대화 중단, 재래식 무기 캐치올 통제 미흡, 수출관리 조직·인력 불충분 등 3가지를 이유로 내세웠다.
한국은 일본 측이 제기한 문제를 모두 개선한 만큼,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원상 복귀하라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시작된 만큼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재개할 가능성이 가장 높게 거론된다. 한국은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를 WTO에 제소해 첫 번째 절차인 한일 양자 협의를 진행했다. 그러다 양국이 지난해 11월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유예하면서 WTO 제소 절차도 중지했는데, 이번에 다음 단계이자 본격적인 재판에 해당하는 분쟁해결패널 설치를 WTO에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지소미아 중단 카드를 꺼내 들 수도 있지만, 미국의 반발이 심할 것으로 보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이 지난해 8월 지소미아 종료를 일본 측에 통보하자 미국은 이례적으로 강하게 한국을 비판한 바 있다.
한일 양국이 코로나19로 긴급한 상황인 만큼 당장 WTO 제소와 같은 제스처를 취하기보다 일본 측의 전향적인 태도를 거듭 촉구하고, 중단된 국장급 협의를 진행하자고 제안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과 일본은 양국간 수출통제제도를 논의하기 위한 고위급(국장급) 정책대화를 3년 만에 재개하기로 했고, 지난해 12월 16일 도쿄에서 만났다. 올해 3월에는 서울에서 후속 회의를 열기로 했다가 코로나19로 화상회의로 대체했다. 두차례 회의에서도 양국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서울에서 후속 회의를 하기로 했으나 날짜를 잡지 못한 상태다.
한 정부 관계자는 "당장 WTO 제소를 진행하기보다 중간 절차를 두지않겠느냐"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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