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스페이스' 제휴 협상 깨고 직원들은 '가상 파업'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논란이 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게시 글에 트위터처럼 경고 표시를 하지 않고 그냥 놔두기로 결정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안팎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미 CNBC 방송은 1일(현지시간) 온라인 심리치료 애플리케이션(앱) 회사 토크스페이스가 트럼프 대통령 게시 글에 대한 페이스북의 방침에 항의해 제휴 계약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토크스페이스의 오린 프랭크 CEO는 이날 트윗에서 "우리는 폭력과 인종주의, 거짓말을 선동하는 플랫폼을 지원할 수는 없다"면서 페이스북과의 협상 중단 소식을 전했다.
그는 페이스북과 계약이 성사되면 수십만달러의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지만 지난 주말 페이스북을 둘러싼 뉴스를 보고 논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흑인 사망 사건을 둘러싼 시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자 트위터는 경고 문구를 붙였으나 저커버그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난달 29일 밝혔다.
저커버그는 당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리가 대통령 게시글을 놔두는 것에 많은 사람이 불쾌해한다는 것을 안다"면서 "하지만 즉각적 위험을 유발하지 않는 한 최대한 많은 표현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저커버그의 이런 결정은 외부뿐 아니라 내부 직원들의 반발도 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페이스북 직원 수백명이 저커버그의 이번 결정에 항의하고 있다며 그 일환으로 디지털 자기소개란과 이메일 응답에 '부재중'이라는 메시지를 띄우는 식으로 '가상 파업'(Virtual Walkout)에 나선 직원들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현재까지 대부분 재택근무 중인 직원 중 일부는 청원서를 돌리거나 사직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페이스북 리즈 부르주아 대변인은 가상 파업에 참여한 직원 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우리는 직원들이 이견이 있을 때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것을 장려한다"고 말했다.
NYT는 적지 않은 직원들의 말을 빌려 이번 항의가 "15년 전 회사 창립 이래 저커버그의 지도력에 가장 중대한 도전"이라고 전했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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