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이주 근로자 집단 발병…대규모 검사 시행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중동 걸프 지역의 소국 바레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일(현지시간) 0시 기준 1만1천871명으로 집계돼 한국을 넘어섰다.
2일(한국시간) 0시 현재 한국의 누적 확진자수는 1만1천541명으로 바레인보다 330명 적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자료를 보면 1일까지 누적 확진자가 1만명이 넘은 53개국 가운데 바레인이 인구가 가장 적다. 지난해 말 기준 바레인의 인구는 약 170만 명이다.
인구가 적은 소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한 탓에 100만명당 확진자수도 7천명으로 카타르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다. 한국의 인구 100만명당 확진자수(225명)의 약 31배에 달할 만큼 높다.
일일 신규 확진자수는 최근 한 주간 300∼400명대를 오르내렸고 지난달 31일에는 605명으로 최다치를 기록하기도 하면서 진정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바레인은 외국인의 입국은 발병 직후 서둘러 막았지만 다른 중동 국가와 달리 통행금지령을 내리지는 않았다. 3월 말 시행한 영업·출근 제한도 지난달 7일 해제했다.
봉쇄 조처를 엄격하게 시행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이웃 걸프 국가도 코로나19를 아직 통제하지 못한 만큼 상대적으로 느슨한 봉쇄 탓에 바레인의 확진자가 급증한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대신 지역 사회의 집단 감염을 사전에 막지 못했던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바레인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하기 시작한 초기였던 2월 하순부터 3월까지 감염자 대부분은 이란에서 돌아온 자국민 성지순례객이었다.
이 때문에 바레인 당국은 이란으로 갈 수 있는 항공편을 모두 차단했으나 이후 외국인 이주 근로자의 집단 발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이후 바레인 지역 사회 내 감염도 확산했다.
바레인 보건 당국은 집단 발병이 발생하자 공격적인 감염 검사로 방역 정책을 전환한 것도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한 이유다. 바레인의 인구 대비 검사 건수(100만명당 19만건)는 전 세계에서 UAE 다음으로 많다.
사망자 수는 19명에 그쳐 치명률이 0.16%로 매우 낮은 편이다. 확진자 상당수가 나이가 젊은 외국인 이주 근로자이기 때문에 치명률이 낮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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