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보유 수천점 가운데 선별한 것으로 구매도 가능"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중국에서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한 북한그림 온라인 전시회가 진행 중인 것으로 3일 확인됐다.
북한 신의주와 마주 보고 있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 압록강 변의 한 미술관은 오프라인으로 진행 중인 북한 유화 전시회를 휴대전화로도 실제 전시회장을 둘러보듯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중국 내 지역 간 이동에 통제가 심해져 문화예술 분야도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미술관 측은 지난달부터 온라인 전시를 도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온라인 전시회는 휴대전화로 전시회 정보무늬(QR) 코드를 스캔하면 전시공간 화면을 볼 수 있는 식이었다.
이동하고 싶은 방향을 클릭하면 화면이 움직이고, 벽에 걸려있는 작품을 터치하면 작품이 휴대전화 화면 전면에 부각되는 식으로 그림을 감상할 수 있었다.
90점 정도 되는 전시 작품은 한복을 입은 여성이나 자연경관 등의 소재가 주를 이뤘으며, 출품 화가는 북한 인민예술가·공훈 예술가·1급화가 등이었다.
미술관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북·중 문화예술 교류에 힘쓰는 전문 기관"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하면서 "정기적으로 북한 예술가들을 초빙해 창작 교류도 한다"고 밝혔다.
또 해당 전시회에 대해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때문에 국내외 전문예술기관들이 (온라인을 통한) '클라우드 전시'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러한 추세에 따라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식으로 소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술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도 "특수한 시기인 만큼 사람들이 전시관에 오지 않아도 온라인상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면서 "해당 전시는 미술관이 보유한 수천점 가운데 선별한 것이며 구매도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어서 가격을 묻는 말에 "수백에서 수천, 수십만 위안(10만 위안은 약 1천710만원에 해당)에 이르는 등 다양하다"면서 "작품 가격은 화가의 지명도 등에 따라 결정된다"고 소개했다.
북한 그림의 경우, 만수대창작사에서 제작한 작품은 한미와 유엔의 제재 대상이지만 그 외에는 국제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그런 만큼 중국에서 북한 미술품 거래가 일정한 규모로 이뤄진다면 북한의 외화벌이 수단 중 하나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1월 말 선제적으로 국경을 걸어 잠갔으며, 이로 인한 북·중 무역 및 교류 중단은 북한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단둥에서는 북한으로 들어가는 화물차량들이 계속 목격되고 있어, 조만간 북·중 무역이 정식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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