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정상 전화 통화…코로나19·인도-중국 국경분쟁도 논의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확대 구상에 대해 "창의적이고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far-sighted) 접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인도 외교부가 2일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밤 보도자료를 통해 모디 총리가 당일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이런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올해 G7 의장인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30일,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올해 G7 정상회의를 9월께나 그 이후로 연기하고 한국·러시아·인도·호주 등 4개국을 추가로 초청하자는 구상을 밝혔다.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G7에는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등 7개국이 포함된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화 통화에서 이번 G7 정상회의에 모디 총리를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에 모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칭찬하며 확대된 정상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의 세계와 발맞춰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인도는 (이번에) 제안된 정상회의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 미국 및 다른 나라와 기꺼이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G7 복귀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한 영국, 프랑스나 확대 개편 시 중국 역시 참여해야 한다는 러시아와는 달리 모디 총리는 트럼프의 구상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모양새다.
인도와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디 총리는 지난 2월 인도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과 서부 구자라트주의 세계 최대 크리켓 경기장에서 '브로맨스'(bromance)를 과시하기도 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9월 22일 텍사스 휴스턴에서도 '하우디(Howdy·'안녕하세요'의 텍사스 사투리) 모디! 함께하는 꿈, 밝은 미래'라는 행사에서도 남다른 브로맨스를 드러낸 바 있다.
브로맨스는 남자 사이의 친밀한 관계를 뜻하는 신조어다.
모디 총리는 이날 전화 통화에서 최근 미국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흑인 사망 사건 관련 시위에 대해 언급하며 "조기에 사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두 정상은 또 코로나19 확산 상황, 세계보건기구(WHO) 개혁, 인도-중국 간 국경 분쟁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인도는 현재 북부 라다크 지역 인근에서 중국과 국경 분쟁을 벌이고 있다.
양국 군은 지난달 초부터 라다크 동쪽 국경 지대에 병력을 증파하는 등 긴장이 고조된 상태다.
인도와 중국은 국경 문제로 1962년 전쟁까지 치렀지만 확실하게 국경을 정하지 못했으며 지금까지 라다크, 도카라(중국명 둥랑<洞朗>·부탄명 도클람) 등에서 신경전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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