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혁 "한국 이제 미중 사이에서 선택할수 있는 나라 '자부심'"

입력 2020-06-04 03:21   수정 2020-06-04 06:43

이수혁 "한국 이제 미중 사이에서 선택할수 있는 나라 '자부심'"
"양국택일 프레임 벗어나 국익 부합하면 외교적 활동 공간 넓힐 것"
미 G7 확대 초청에 "새로운 세계질서 형성·관리 참여할수 있는 '초대장'"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이수혁 주미대사는 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촉발된 미·중 간 갈등 격화와 관련, "일각에서 우리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서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가 아니라 이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는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특파원 간담회에서 "우리의 모범적인 코로나 대응은 변화하는 미국과 중국 간 역학구도에서 한국이 나아갈 방향성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는 기존 미·중 갈등을 더욱 부각시키는 양상을 보인다"며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감안할 때 우리한테 매우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이며 개인적으로도 많이 고민하면서 해답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스트 코로나19 사태의 새로운 국제 질서 향배에 있어 미·중 간 경쟁이 큰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됨은 자명하다"며 "우리 스스로 양국택일의 상황에 빠질 것이라는 과거 자기예언적 프레임에 자신의 행동과 사고를 가둘 필요는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그랬던 것처럼 민주주의, 시민참여, 인권, 개방성을 토대로 사안마다 국익에 맞는 판단을 내리는 가운데 지혜롭게 풀어간다면 여러 주요 국제 현안과 우리의 가장 큰 관심 사안에 있어 우리의 외교적 활동공간을 넓혀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사는 지난 1일 한미정상 간 통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확대개편 의사를 밝히면서 한국을 초청한 것과 관련, "세계질서 패러다임의 변화를 반영한 측면이 있다"며 "만일 주요 11개국(G11) 내지 주요 12개국(G12) 정상회의가 성사된다면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운 질서를 구성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세계질서를 형성하고 관리해나감에 있어 참여할 수 있는 초대장을 얻은 것과도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관련 발표가 있고 나서 미 국무부와 백악관 등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공유했는데, 미국 측도 보도를 접하지 못했다거나 내용을 알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 대사는 "과거 국제질서 체제가 변곡점을 맞이할 때마다 여러 대내외 제약들로 인해 변화를 주도하기보다 이에 적응 또는 순응하는데 상대적으로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 쏟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 현실"이라며 "하지만 이제 우리는 세계질서 변화를 더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그 속에서 우리의 국익과 국격의 극대화를 전략적으로 도모할 만큼 충분히 성장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한미가 기존 공조 분야에 더해 공중보건까지 협력의 외연을 넓혀나가고 있는 것은 동맹 강화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K 방역'에 대한 높은 평가로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음을 몸소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코로나19 대응으로 인해 한반도 문제에 대한 미국내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거나 방위비 문제로 한미관계가 원활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꼭 사실관계를 반영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양국은 방위비, 한반도 문제에서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 나가고 있으며 특히 북핵, 북한 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한미간에 의미있는 논의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흑인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반(反) 인종 차별 시위 사태와 관련, 대사관내 전 부서가 참여하는 비상대책반을 설치해 시위 동향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즉각적인 대미 협의 및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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