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함정도 中산둥반도 159km 해역까지 접근 '위력시위'…긴장 고조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군이 최근 동남부 해역에서 대만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대규모 상륙작전에 실시하는 등 잇따라 실탄 훈련에 나서 양안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4일 중국중앙(CC)TV와 명보 등 중화권매체에 따르면 대만과 마주보는 푸젠성 샤먼(廈門)에 주둔 중인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육군 제 73 집단군의 수륙양용 전차 합성여단이 중국 동남부 해역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 시기가 공개되지 않은 CCTV 영상에는 수륙양용전차 8대가 해상에서 전진하는 모습과 일렬로 포진해 맞은편 섬 목표물에 포격을 가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어 연막탄 발사로 적의 대전차 미사일 공격을 교란하면서 병력 상륙이 이뤄지는 장면이 이어졌다.
중국군은 또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집권 2기 시작에 맞춰 지난달 14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약 11주간 허베이성 탕산(唐山) 징탕(京唐)항 구역에서 실탄 훈련을 하고 있다.
또 중국 해사국은 5~10일 랴오닝성 다롄(大連)과 산둥성 옌타이(煙台) 사이의 보하이(渤海) 일부해역에서 선박 출입을 금지해 실탄사격을 예고한 상태다. 교도통신은 앞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8월 대만이 실효지배 중인 프라타스 군도(둥사군도·東沙群島) 점령을 염두에 둔 대규모 훈련을 계획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대만은 지난달 29일 이곳에 새로운 함정을 파견하는 식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마카오 국제군사학회 황둥(黃東) 회장은 명보 인터뷰에서 "최근 중국의 훈련은 모두 실탄을 사용해 실전을 방불케 하는 상황에서 진행됐다"면서 "군이 사상자 발생에 익숙해지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대만해협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일부 훈련이 이뤄지는 데 대해서는 "상륙 등 공격훈련 외에 적 항공기 및 미사일 공격으로부터의 본토 방어도 필요하다"고 해석했다.
대만 탄도미사일의 사거리가 약 2천km로 베이징(北京)·톈진(天津)·허베이성 등 징진지(京津冀)까지 닿을 수 있는 만큼 대비가 필요하다고 황 회장은 설명했다.
한편 미군 함정이 최근 서해상에서 기동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돼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명보는 지난 2일 미 해군 미사일 구축함 라파엘 페랄타함(DDG-115)이 산둥반도 웨이하이(威海) 스다오(石島)진에서 불과 86해리(약 159km) 떨어진 해역까지 접근했다고 전했다.
웨이하이는 위도상으로 남북한간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비슷한 곳에 위치해 있어 미국 함정의 움직임은 중국과 북한 등을 동시에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 도 나온다.
중국매체 써우후(搜狐)망은 라파엘 페랄타함이 지난달 25일 상하이(上海) 동쪽 120해리(약 222km) 해상까지 접근하는 등 최근 몇 달 간 중국 해안선과 인접해 항행하고 있다면서 "도발 의도가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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