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주재 '가상 백신 정상회의'…코로나19 포함 백신 개발·배포 지원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글로벌 정상들이 전 세계 빈곤 국가들이 전염성 질병에 대응하기 위한 백신 개발 및 배포를 위해 74억 달러(약 9조원) 규모의 기금 조성에 나선다.
4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오후 30여개국 정상이 화상으로 참여하는 '가상 백신 정상회의'(virtual vaccine summit)를 주재한다.
이번 정상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에 계획된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모두 74억 달러의 재원을 마련해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에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계백신면역연합은 빈곤국에서 말라리아, 콜레라, 홍역, 에이즈 바이러스(HIV) 등과 같은 질병에 대응하기 위한 백신 개발 및 분배를 지원하기 위한 민관협력 파트너십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 아내 멜린다 게이츠 주도로 20년간 운영돼 왔다.
세계백신면역연합의 설립 원칙 중 하나는 사전에 대규모 백신 수요를 조직해 민간 제약업체들이 이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빈곤국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가격을 낮추는 데 있다.
가디언은 이미 사전에 모금액의 75%를 각국이 약속한 만큼 이번 회의에서 목표 달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은 향후 5년간 16억5천만 달러(약 2조원)를, 미국은 3년간 12억 달러(약 1조5천억원)를, 노르웨이는 10억 달러(약 1조2천억원)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 역시 분담액을 공개할 예정이다.
모금된 재원은 300만명의 어린이가 각종 질병에 면역력을 갖게 하는 동시에 700만명의 죽음을 방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모금된 재원은 소아마비와 장티푸스, 홍역 등 기존 질병에 대한 면역력 확보는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배포에도 지원될 예정이다.
빌 게이츠는 이번 회의에 앞서 BBC와 인터뷰를 갖고 향후 개발될 코로나19 백신은 전 세계적으로 공평하게 분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어느 때보다도 백신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다"면서 "모든 기부는 더 많은 사람을 살리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코로나19를 포함해 백신에 대한 허위 정보가 질병 대응 노력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 이어 아프리카에서도 게이츠가 돈을 벌려고 코로나19를 퍼뜨렸다는 음모론이 확산된 바 있다.
게이츠는 "결국 우리가 백신을 갖는다면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면역력을 갖는 '집단면역'으로 발전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만약 그것이 음모라거나 백신이 나쁘다는 말을 듣게 돼 사람들이 백신을 맞으려 하지 않는다면 질병은 계속해서 사람들을 죽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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