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설립 워즈니악 "불평등의 문제는 기술로 해결 못 해"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애플의 현 최고경영자(CEO)와 공동창업자가 최근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 차별 항의시위와 관련해 변화와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팀 쿡 애플 CEO는 4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인종 차별에 요즘 더 큰 소리로 말하기'란 제목의 공개서한에서 "우리 법이 바뀌긴 했지만, 실제 현실은 법의 보호가 여전히 보편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자라난 미국에서 진보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유색인종 사회가 여전히 차별과 상처를 계속 견디고 있다는 것도 마찬가지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쿡 CEO는 너무 많은 사람이 두렵다고 말하는 것을 들어왔다며 "사는 동네에서 두렵다고, 일상생활 속에서 두렵다고, 그리고 가장 잔인하게도, 피부색 때문에 두렵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에서 우리 임무는 사람들에게 세계를 더 나은 쪽으로 변화시킬 힘을 주는 기술을 창조하는 것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지원을 제대로 못 받는 교육시스템에 재원과 기술을 제공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기후변화처럼 흑인 커뮤니티에 불균형적인 해를 주는 환경적 부당함에 맞서 싸움을 계속할 것을 다짐했다.
쿡 CEO는 "변화를 위해 우리는 고통이라는 필터를 통해 우리의 견해와 행동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인간 존엄성의 문제는 결코 소홀히 다뤄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흑인 사회를 향해서는 "우리는 여러분을 이해하고 있다. 여러분은 소중하고, 여러분의 생명도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을 설립한 스티브 워즈니악은 이날 경제매체 CNBC에 출연해 불평등의 문제는 기술로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워즈니악은 "우리가 느끼는 불안, 이것은 감정적이고 기술은 감정적이지 않다"며 "따라서 기술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은 사람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얻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라며 "따라서 이를 통제하는 것은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워즈니악은 사람들이 사실과 진실에 접근하는 데 기술이 일정한 역할을 한다는 점은 인정했다.
일례로 경찰의 물리력 남용이 벌어지면 이를 담은 몸 카메라(미국 경찰관들이 현장 출동 때 몸에 착용하는 카메라)나 보안 카메라 동영상이 있다는 것이다.
워즈니악은 "그러나 이런 동영상들은 경찰의 통제 아래 있다 보니 우리가 못 보게 된다"고 말했다.
워즈니악은 혁신의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말하는 사람 1천명이 있더라도 세상을 진전시켰다고 인정받을 사람은 실제 그것을 만든 사람이라며 "뭔가를 변화시키려면 진짜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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