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경찰, 흑인 여성 '목 누르기'…경찰에 밀려넘어진 70대, 바닥서 피흘려
(시카고·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김현 통신원 =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미국 경찰의 폭력과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한 지역언론은 3일(현지시간) 경찰이 쇼핑몰을 찾은 20대 흑인 여성 미아 라이트(25)에게 '목 누르기' 가혹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플로이드 사건 이후 용의자의 목을 무릎으로 짓눌러 제압하는 방식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진 상황에서 또다시 이를 연상케 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라이트는 지난달 31일 어머니·사촌 등 가족 3명과 함께 차를 타고 브릭야드몰(Brickyard Mall)의 쇼핑센터를 찾았다가 봉변을 겪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인근에서는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라이트는 "10여명의 경찰관이 갑자기 우리 차를 둘러싸더니 곤봉으로 차창을 깨고 내 머리카락을 잡아 끌어내려 바닥에 패대기쳤다. 그리고는 무릎으로 목을 눌러 제압했다"고 밝혔다.
그는 "플로이드처럼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짐승 취급당하는 것 같았고, 바닥에 깨진 유리 조각에 눈을 다쳤다"고 말했다.
라이트는 '무질서 행위' 혐의로 체포돼 하루 동안 구금됐다.
이번 사건은 목격자가 경찰의 진압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해 온라인에 올리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
경찰은 시위 통제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라이트가 일행과 함께 평화를 깨고 폭력을 일으키려 했다"고 답했다.
반면 라이트의 변호인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당시 라이트 일행은 차 안에서 달아나려 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라이트와 그의 가족은 경찰 가혹행위로 인한 피해 사실을 공개한 뒤 관할 사법당국에 해당 경찰관들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다.
또 4일 뉴욕주 버펄로에서는 경찰이 시위에 참여한 70대 노인 마틴 구지노(75)를 밀쳐 머리를 다치게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현지 기자가 촬영해 트위터 등에 올린 영상에는 백발의 구지노가 진압복을 입은 경찰들에게 접근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구지노가 경찰관들 앞에 서자 누군가 "밀어버려"라는 말을 세 번에 걸쳐서 했고, 이어 한 경찰관이 손으로 이 구지노의 가슴을 밀쳤고 다른 경찰관은 양손으로 진압봉을 내밀었다.
구지노는 뒤로 넘어졌고 귀 부위에서 피가 흐르며 크게 다치었다.
이후 한 경찰관이 이 구지노의 상태를 살피려고 하자 다른 경찰관이 해당 경찰관의 손을 잡아끌고 가버렸다. 온라인에서 거센 비판이 일자 현지 경찰은 당초 "걸려서 넘어졌다"는 거짓 해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경찰관에 무급 정직 처분이 내려졌다.
버펄로가 있는 이리 카운티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 "잠재적 형사 책임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5일 구지노와 통화를 했으며 그가 살아 있어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어 경찰관들의 행동에 대해 "기본적인 품위와 인간성을 혼란스럽게 한다. 왜, 왜 그것(경찰관들의 행동)이 필요했나? 어디 위협이 있었느냐?"면서 해당 경찰관들에 대한 파면을 주장했다.
chicagorho@yna.co.kr,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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