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저금리에 은행들 전략 수정…성과지표 15% 낮춘다

입력 2020-06-0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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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저금리에 은행들 전략 수정…성과지표 15% 낮춘다
직원 핵심성과지표 조정…"은행들, 가보지 않은 길 갈 것"


(서울=연합뉴스) 은행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역대 최저 수준 기준금리 등으로 향후 수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 놓이자 은행들이 직원 핵심성과지표(KPI)를 15% 가까이 낮추는 등 올해 사업 전략을 고쳐나가고 있다.
여기저기서 마른 수건을 다시 짜는 식으로 긴축 경영에 나서는 한편 지속적인 리스크 관리와 저금리·저성장 환경 속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도 발 벗고 나선 모습이다.

◇ 은행들 속속 KPI 하향 조정…"KPI 낮추는 건 이례적"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일선 직원들의 영업 환경이 급속히 악화하자 은행들이 잇따라 KPI 목표치를 낮출 계획을 밝히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점포를 방문하는 고객이 줄고, 마케팅 기회까지 사라지면서 직원들의 성과 창출 기회 자체가 줄어든 탓이다.
KB국민은행은 KPI를 10∼15% 낮추기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전 영업점에서 신규 이자이익, 적립식 상품 실적 등 창구 대면 지표 목표치를 항목별로 최대 15%까지 낮췄다"며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임시 폐쇄 점포는 상반기 영업일 수 대비 폐쇄 일수 비중에 따라 추가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도 대구·경북 지역에서 심각한 수준의 코로나19 피해를 영업 평가에 반영하고, 인천공항과 같은 외국인·외국환 관련 점포에서도 평가 방식을 조정하는 식으로 KPI를 수정했다.
하나은행은 또 시장 수익률이 떨어진 점을 고려해 직원들의 고객 수익률 평가 기준도 완화했다.
기업은행[024110]은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영업이 어려워진 점을 고려하고, 소상공인 지원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상반기 KPI 13개 지표의 목표치를 15% 낮췄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KPI를 추가로 조정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KPI 목표치 차감은 특히 이례적인 일로, 코로나19 상황의 특수성을 반영한 것"이라며 "영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영업점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지만, 실질적으로 보면 경영 환경이 그렇게 녹록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 마진 훼손, 대손 비용 증가…"은행들, 가보지 않은 길 갈 것"
KPI 목표 수정 외에도 은행들은 비용 효율화 등으로 저금리 시대 수익성 하락에 대비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마진 하락 압력이 거세지는 등 곳곳에서 은행 사업 환경에 불안 요인이 잠재하고 있어서다.
은행들은 저마다 광고비를 20∼40%가량 축소했고, 관행적으로 해오던 효율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시대에 맞춰 거래 환경을 구현하고, 저성장·저금리 시대에서의 신성장 수단을 지속해서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혁신금융 지원으로 신시장을 찾아내고, 업무 절차 간소화 등으로 비용 효율화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은행들은 코로나19의 직접 충격에 대비하면서 향후 다가올 파고에 대응하고자 전략 수정에 나섰다.
또 다른 은행의 관계자는 "(은행들은) 올해 1분기보다 2분기가 나빴고, 2분기보다는 3분기가 더 나쁠 텐데 내년 3월 정도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은행들이 지금껏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그때그때 리스크 관리를 잘했기 때문으로, 이번에도 전술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전혀 생각지 않던 재택근무를 이번에 한 것처럼 코로나19 환경 속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은행이 안정적으로 경영될 수 있는 행복한 시대는 갔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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