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이란 경찰 총격 주장…이란 "차 한 대에 13명 타고 밀입국 시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4일(현지시간) 이란 중부 야즈드 주(州) 고속도로에서 아프가니스탄인이 탄 소형차가 폭발해 트렁크 안에 있던 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았다고 이란 현지 언론들이 7일 보도했다.
이 사고와 관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란 경찰이 이 차량에 총격을 가해 폭발했다면서 이란 당국을 비난하는 글이 쇄도했다.
해당 사고를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차는 전소됐고, 불에 타는 차에서 겨우 빠져나온 아프간인으로 보이는 소년이 "제발 물 좀 달라. 화상을 입었다"라고 호소하는 모습이 담겼다.
아프간 외무부는 5일 낸 성명에서 "이란 경찰이 아프간인이 탄 차에 총을 쏘는 바람에 불이 붙어 아프간인 3명이 사망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이 사건이 이란 경찰 책임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세예드 라술 무사비 이란 외무부 서아시아 담당 국장은 6일 "4명이 탈 수 있는 이 차에 무려 13명이 탔다"라며 "이들이 불법 밀입국자가 아니면 무엇이겠냐"라고 반문했다.
야즈드주 경찰청장도 "탑승자를 초과한 해당 승용차를 발견한 이란 경찰이 멈추라고 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고속으로 도주했다"라며 "경찰은 경고하려고 공포탄을 공중에 쐈을 뿐 직접 차에 실탄을 쏘지 않았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 차는 경찰의 추격을 방해하려고 연막 장치를 가동하기도 했다"라며 "고속으로 도주하다 타이어가 터졌고 그 상태로 8㎞쯤 달리다 차축이 가열돼 폭발로 이어졌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트렁크에 숨었던 3명이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고 8명은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운전사와 나머지 1명이 도망쳤다"라며 "이들 도주자를 체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과 인접한 아프간에서는 지난 20년간 250만명 정도가 내전을 피해 합법·불법적 방법으로 이란으로 피란했다. 이란은 이들 아프간 난민을 대체로 받아들이지만 최근 이란의 경제난이 심각해지면서 이들을 종종 단속해 추방하기도 한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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