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평화시위에 트럼프정부 "경찰 늘리는 등 이른 조치덕분" 자찬

입력 2020-06-08 01:14  

미 평화시위에 트럼프정부 "경찰 늘리는 등 이른 조치덕분" 자찬
국토안보장관 대행 주장…워싱턴DC 시장은 "강경대응에 더많은 시위자들 나와" 비판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미국 전역의 시위가 평화적 분위기로 전환된 것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그간 보인 강경 대응을 놓고 정부 관료와 워싱턴DC 시장이 전혀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7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채드 울프 국토안보부장관 대행은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와 인터뷰에서 지난 며칠간 연방 법 집행기관의 존재로 인해 시위가 평화로워졌다고 주장했다.
울프 대행은 "지난 며칠 동안 우리는 폭력적인 시위와 약탈과 폭동이 줄어드는 것을 보았다"며 "이는 우연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찍 조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워싱턴DC 지역과 전국의 도시에서 경찰 주둔을 늘리지 않았다면 폭동과 약탈은 계속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위대에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보인 강경 발언과 관련, "대통령이 그런 말을 했을 때 우리는 통제 불능의 약탈과 폭동을 목격하고 있었다는 것을 명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정부 대응을 옹호했다.
또 시위 격화 당시 현역 군 배치까지 거론된 데 대해서도 "법 집행 관점에서 볼 때 모든 수단을 준비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인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ABC방송의 '디스 위크'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연방 정부의 강경 대응으로 "더 많은 평화적 시위자들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바우저 시장은 연방 정부의 법 집행 인력이 시위대에 최루탄을 사용하고 백악관 밖 시위대를 해산시킨 것이 전날 시위에 더 많은 사람이 참석하게 했다고 말했다. 강경 대응이 평화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시민들의 자발적 반향을 불러왔다는 취지다.
그는 "사람들은 여러 곳에 모여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 플라자'(Black Lives Matter Plaza)로 걸어갔다"며 그곳에서 많은 이가 함께 마음을 치유하고 조직을 이루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울프 대행은 백인 경찰관이 플로이드의 목을 짓눌러 사망에 이르게 해 인종 차별 논란이 이는 것과 관련, 조직적인 문제가 아닌 일부의 권한 남용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ABC 인터뷰에서 "이 나라 전역의 법 집행 관리들에게 조직적인 인종 차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직무 권한을 남용하는 관리들이 있다는 건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 전역의 모든 직업에는 권위와 권력을 남용하는 개인들이 있다"며 "우리는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z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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