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힘'…또 다른 대만 남성도 인니인 유모 찾기 나서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대만의 여고생이 네 살 때 헤어진 인도네시아인 유모를 찾는다고 SNS에 올려 네티즌들이 힘을 모은 결과 '온라인 상봉'이 이뤄졌다.
여고생은 "인도네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하다는 뉴스를 접하고, 유모를 다시 찾겠다는 생각을 실행에 옮겼다"고 말했다.
8일 대만 매체와 자카르타포스트 등에 따르면 대만의 19세 소녀 슈즈한은 2000년 자신이 태어났을 때부터 네 살까지 키워준 인도네시아인 유모를 항상 그리워했다.
그는 '제2의 엄마'를 찾는다며 지난 4월 페이스북에 유모 드위 세티요와티와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사연을 올렸다.
슈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보는 얼굴이 유모였다"며 "유모는 내 어린 시절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꼭 다시 만나고 싶다"고 적었다.
또 "네 살 때 어느 날 아침 눈을 떠 보니 유모가 없었다. 부모님은 유모가 인도네시아로 돌아갔다고 했다"며 "유모가 준 테디베어 옆 쪽지에는 한자로 '사랑해'라고 적혀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슈는 유모의 연락처를 얻기 위해 수차례 수소문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유모가 걱정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게 됐다.
슈의 사연은 SNS를 통해 인도네시아에 퍼진 뒤 인도네시아 현지 매체에 보도됐다.
건너 건너 소식을 접한 대만의 취업 브로커가 슈에게 유모로 추정되는 여성의 전화번호를 알려줬고, 마침내 지난달 10일 두 사람이 화상통화를 통해 상봉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부 솔로시에서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드위는 "나 또한 슈를 많이 그리워했다"며 "정말 행복하다. 눈물을 멈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슈와 유모의 재회 소식을 접한 대만 남성 찬쿠오팅(27)도 "나 역시 열 살 때 헤어진 인도네시아인 유모를 꼭 찾고 싶다"는 글과 함께 유모의 과거 여권 사본을 SNS에 올렸다.
그는 "바쁜 부모님 대신 유모는 나를 친아들처럼 돌봐줬다. 유모와 헤어진 충격은 심리상담을 받을 정도로 컸다"며 "오는 8월 아빠가 될 예정인데 그 전에 유모와 상봉해 내 아내와 딸을 소개하고 싶다"고 간절한 소망을 밝혔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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