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오뉴월 땡볕을 온몸으로 받아낸 퇴역 군인의 군화는 3시간이 지나자 조금씩 녹아내리기 시작해 땅바닥을 검게 물들였다.
지난 5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주의회 의사당 앞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1인시위를 벌인 토드 윈 얘기다.
백인 남성인 그는 8일(현지시간) CBS 제휴사인 KUTV와 인터뷰에서 "군인으로서 정치적 사안과 관련해 편을 들거나 반대해서는 안되지만, 이번 일은 정치가 아닌 인간에 대한 사안이라고 생각했다"고 시위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시위 당일 윈은 화씨 98도(섭씨 36.6)에 육박하는 폭염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3시간을 홀로 버텼다.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입에는 '숨을 쉴 수 없다'(I CAN'T BREATHE)라고 적힌 테이프를 붙였고, 한손에는 지난달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를 포함해 흑인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힌 표지판을 들었다.
이날 시위 도중 그의 군화가 직사광선에 녹아내리는 바람에 바닥이 검게 얼룩진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라크 전쟁에서 두 차례 부상한 그는 지난 2007년 의병 전역했다.
그는 침묵시위를 한 배경에 대해 "경찰의 과잉 진압에 맞서는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증폭시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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