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인권엔 큰소리·자국 이슈엔 침묵…'印 발리우드 위선'에 비난

입력 2020-06-09 16:05  

美인권엔 큰소리·자국 이슈엔 침묵…'印 발리우드 위선'에 비난
'흑인 생명 소중' 지지 목소리…가디언 "무슬림 등 국내 이슈는 외면"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발리우드' 스타들이 국내외의 인권 문제에 대해 이중적 태도를 보여 비난받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9일 보도했다.
미국의 흑인 인권 문제에는 공개적으로 큰소리를 내지만 무슬림 등 자국 소수 집단 이슈에는 침묵해 위선적이라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발리우드 톱스타 중 한 명인 프리양카 초프라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흑인 인권운동 캠페인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발리우드는 뭄바이의 옛 지명인 봄베이와 할리우드의 합성어로 인도의 영화·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일컫는 단어다.
초프라는 "어디에 살든 어떤 상황이든, 피부색 때문에 남의 손에 죽임을 당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백인 경찰관에 의한 미국 흑인 사망 사건 후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 운동에 동참한 것이다.
이후 디피카 파두콘, 디샤 파타니 등 다른 발리우드 스타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관련 메시지를 올렸다.
하지만 초프라 등 이들 중 일부는 과거 피부 미백 크림 등을 홍보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그들의 주장이 공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네티즌은 초프라의 글에 대해 "흑인 생명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힌 점은 감사하지만, 피부 미백 크림 홍보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이와 관련해 초프라는 최근 피부 미백 크림 홍보에 나선 일을 후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발리우드 스타들이 인도 내 소수 집단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는 점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
인도에서는 2014년부터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집권하면서 무슬림이 여러 차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디 총리는 힌두민족주의 성향의 인도국민당(BJP)을 이끌고 있다.
인도 13억8천만명 인구 가운데 절대다수인 80%는 힌두교를 믿는다. 하지만 무슬림은 14%에 불과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형편이다.
특히 무슬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바이러스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받으면서 곳곳에서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뉴델리의 한 무슬림 종교 집회에서 많은 감염자가 나왔다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 관련 봉쇄 조치가 본격적으로 발동되면서 대도시에서 일자리를 잃은 수천만 명의 이주노동자와 저소득층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발리우드 스타들은 이들에 대해서도 거의 언급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전 잠무·카슈미르 주총리인 오마르 압둘라는 많은 유명인이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캠페인에 참여한 점을 거론하며 "인도인의 생명에 대해서는 트윗하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평소 모디 총리의 힌두 민족주의 성향을 비판해온 발리우드 배우 스와라 바스케르도 발리우드에는 위선적인 것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인도의 정치 환경에서 발리우드 배우들이 국내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밝혔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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