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기고문서 강조…"편견 뿌리뽑기 위해 더 많은 노력 필요"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9일(현지시간)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평화적이고 합법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미국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기 위해 지난 주말 열린 영국 내 집회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경찰을 공격하고, 17세기 노예무역상의 동상을 강에 던져버리는 등 기물파손 행위가 발생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대표적인 흑인 커뮤니티 주간지인 '더 보이스' 기고문을 통해 플로이드 사건 및 관련 집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나타냈다.
존슨 총리는 "플로이드 사건은 분노와 함께 폭넓게 퍼져있는 부당함에 대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면서 "이같은 감정은 흑인과 소수민족 그룹이 교육과 취업, 법 적용에 있어 마주하는 차별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흑인이 경찰의 손에 의해 목숨을 잃은 것에서 비롯된 감정의 깊이를 단순히 무시할 수는 없다"면서 시위대의 분노를 이해한다고 했다.
존슨 총리는 영국이 40년 전보다 인종차별이 덜한 사회가 됐지만, 모든 이들이 동등하게 대우받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일이 행해져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편견을 뿌리 뽑고,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내가 이끄는 정부는 이같은 노력에 헌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존슨 총리는 그러나 추가적인 대규모 집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통제하려는 영국의 노력을 위험하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법을 무시하고 공공기물을 파괴하는 이들이 평화적 시위를 가로채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사람들이 싸우려는 대의명분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존슨 총리는 "분명히 말하지만, 공공재산이나 경찰을 공격하는 이들은 완전한 법 집행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평화적이고 합법적으로 인종차별을 포함한 모든 차별에 승리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이 나라의 모든 지역사회와 함께 계속 일하면서 영국을 다시 설 수 있도록 하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프리티 파텔 내무장관은 전날 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지난 주말 영국 내 200곳 이상에서 시위가 열렸으며, 13만7천500명가량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 중 135명이 체포됐으며,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시작된 이후 경찰관 35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브리스틀에서 발생한 17세기 노예무역상 에드워드 콜스턴의 동상을 끌어내려 강에 던진 사건과 관련해 17명이 연루된 것으로 확인했지만 아직 체포된 이는 없다고 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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