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두고 다시 의혹 불거지자 카이로대학 측 이례적 해명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내달 5일 치러지는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67) 도쿄도(都) 지사의 대학학력 위조 의혹이 다시 불거지자 해당 이집트 카이로대학이 이례적으로 공식 해명에 나섰다.
고이케 지사는 일본에선 드물게 카이로대학을 졸업하고 방송 캐스터로 활약하다가 1992년 일본신당 소속으로 참의원 비례대표로 처음 당선해 정치가의 길을 걸어왔다.
10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카이로대학은 최근 고이케 지사가 카이로대 졸업 학력을 위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일본 주간지 등의 최근 보도와 관련해 해명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카이로대는 이 성명에서 "고이케 지사가 1976년 카이로대 문학부 사회학과를 졸업했음을 증명한다"며 학력이 위조됐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카이로대는 "졸업증서는 공식적인 절차에 따라 발행된다"면서 증서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대학과 졸업생 명예를 훼손해 간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카이로대는 고이케 지사의 학력 위조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취하다가 이번에 성명까지 발표했다.
이는 카이로대 측이 내달 5일로 예정된 도쿄도 지사 선거를 앞두고 의혹을 가라앉히려는 적극적 움직임을 보인 것이어서 주목된다.
교도통신은 카이로대 홍보 담당자가 "고이케 지사는 카이로대를 졸업했다"며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집트 정부계 신문인 알아흐람도 직전 도쿄도 지사 선거가 있었던 2016년 고이케 지사를 소개하는 기사에서 '카이로대 졸업생'이라고 전한 바 있다.
고이케 지사는 자신의 저서 등의 경력 코너에 '1972년 카이로대학 문학부에 입학해 1976년 수석 졸업했다'고 밝힌 것을 놓고 2016년 선거 때도 학력 사칭 의혹에 휩싸였다.
내달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고이케 지사의 학력 위조 의혹을 다룬 책이 출간되고, 관련 내용이 '슈칸분슌'(週刊文春) 등에 보도되면서 학력 위조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이와 관련해 도쿄에 거주하는 한 남성은 9일 위조 학력을 담은 문서를 행사한 혐의가 있다는 취지로 고이케 지사를 도쿄지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오는 18일 고시돼 내달 5일 투개표가 진행되는 이번 도쿄도지사 선거에는 고이케 지사가 집권 자민당의 지원을 받아 출마해 재선을 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금까지 출마 의사를 밝힌 다른 후보자는 입헌민주당·공산당·사민당의 지원을 받는 우쓰노미야 겐지(宇都宮健兒·73) 전 일본변호사연합회 회장, 일본유신회가 밀고 있는 오노 다이스케(小野泰輔·46) 전 구마모토(熊本)현 부지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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