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 확진 현재 3만명…당국 "12일마다 두 배씩 증가"
파키스탄 하루 확진 5천385명 '최다'…남아시아 급속 확산세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인도 수도 뉴델리의 누적 확진자 수가 다음 달 말이면 55만명으로 불어날 것이라고 현지 당국이 전망했다.
10일 현재 3만1천명 수준인 누적 확진자 수가 앞으로 50일 동안 17배 이상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니시 시소디아 델리 국가수도지구(NCT, 일명 뉴델리 또는 델리주) 부총리는 전날 뉴델리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2∼13일 만에 두 배로 불어난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시소디아 부총리는 "이달 말이면 누적 확진자 수가 10만명이 될 것으로 보이고, 7월 15일에는 22만5천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델리 NCT는 연방 직할지로 인도 행정체제 상 정식 '주(州)'는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델리 주' 또는 이 지역 내의 작은 행정구역의 이름을 따 '뉴델리'로도 불린다.
면적은 1천484㎢로 서울의 2.5배 크기다. 인구는 1천900만명가량 된다.
뉴델리에서는 현재 하루 1천∼1천500명씩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중순 이후 코로나19 억제 관련 봉쇄 조치가 풀리면서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300∼400명 수준에 불과했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병상, 인공호흡기 등 의료 인프라도 포화 상태다. 평소에도 열악하기로 소문난 인도의 의료 서비스 여건이 더욱 나빠진 것이다.
뉴델리 당국은 현재 8천821개의 일반 병상, 582개의 중환자용 병상, 산소 공급 가능 병상 3천590개, 인공호흡기 468개 등을 확보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신설 병원, 호텔 시설 등을 동원해 이달 중·하순까지 2천∼3천개 이상의 병상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여기에 뉴델리 내 주요 경기장과 결혼식장을 임시 병동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시소디아 부총리는 "7월 말까지 8만개 이상의 코로나19 환자용 병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는 이날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27만6천583명으로 집계돼 전날보다 9천985명 늘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규모는 지난달 초 하루 3천명 안팎에서 불과 한 달 만에 3배가량 증가했다. 다만, 하루 신규 확진자 증가율은 최근 3%대 후반으로 다소 낮아졌다.
인도의 이날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7천745명으로 전날보다 274명 증가했다.
인도 각 주 중에서는 '경제 수도' 뭄바이가 속한 마하라슈트라의 누적 확진자 수가 9만78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인디아TV는 "9일 뭄바이의 확진자 수가 5만1천100명을 기록, 코로나19의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우한(武漢)의 확진자 5만340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남부 타밀나두주 첸나이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주의원이 사망하기도 했다.
NDTV는 지난 2일 입원한 J 안바자간 의원이 인공호흡기의 도움까지 받았지만, 자신의 생일인 10일 숨졌다고 전했다.
한편, 인도와 마찬가지로 남아시아 각국도 최근 봉쇄 조치를 대폭 해제하면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10일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5천385명 늘었다. 발병 이후 최다 수치다.
파키스탄의 누적 확진자 수는 11만3천702명이며 사망자는 2천255명이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지금까지 7만1천675명의 누적 확진자가 나왔다. 9일에는 3천171명의 감염자가 발생, 하루 신규 확진자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5만658건 검사에도 불구하고 확진자는 2만2천142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십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인해 현지 의료 인프라가 사실상 붕괴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방비 상태로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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