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러 자원쟁탈전…트럼프, 극지에 쇄빙함대 배치 지시

입력 2020-06-1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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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러 자원쟁탈전…트럼프, 극지에 쇄빙함대 배치 지시
관련 각서 서명 "2029년까지 대형쇄빙선 3척·국내외 지원기지 4곳 건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미국이 대형 쇄빙선 건조와 해외기지 건설을 추진하는 등 남극과 북극에서 펼쳐질 자원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029년까지 최소 3척의 대형 쇄빙선을 건조하고 미국 국내외에 각 2곳씩의 지원기지를 건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남극·북극에서 미국 국익 보호' 각서에 서명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중국 및 러시아와의 경쟁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하기 위한 것으로, 미 해안경비대가 대형 및 중형 쇄빙선 각 3척씩을 건조하겠다는 오랜 계획에 긴박감을 더하려 고안된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60일 이내에 구체적인 실행안을 만들 계획이다.
미국은 현재 노후화한 대형 쇄빙선 '폴라스타' 한 척과 중형 쇄빙선 한 척만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는 무려 40척의 쇄빙선을 갖고 있고 핀란드 7척, 캐나다와 스웨덴도 각 6척이 있다. 북극 해안지대가 없는 중국도 각종 인프라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면서 북극 자원에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각서에는 쇄빙선 함대가 '자원 탐사·이용 촉진, 해저 케이블 설치 및 유지 보수를 포함한 전체적인 국가 및 경제 안보 임무'에 활용될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가디언은 "미국의 연구는 경쟁자들의 위협을 막는 데 적합한 방어무기와 핵 추진 쇄빙선에 대한 잠재성을 분석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 해안경비대 사령관은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미국 영토를 방어하기 위해 (해당 지역에) 지대공 미사일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런 극지 안보에 대한 검토는 미국이 남극지역에 지속해서 주둔할 능력을 포함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남극이 평화적인 목적으로만 이용되도록 규정한 남극조약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유럽·유라시아·북극 담당인 헤서 콘리가 밝혔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촉발된 북극의 해상항로와 광물자원에 대한 국제적인 경쟁 심화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린피스 USA의 찰리 크레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국가폭력에 대한 전국적인 시위 속에서도 트럼프 행정부는 여전히 기후 위기를 이용할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다"고 지적했다.
극지 군사 전문가 사이에서도 러시아와의 '쇄빙선 격차'가 긴급히 다뤄져야 할 사안이라는 데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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